
속보=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의료 개혁을 둘러싼 의정(醫政) 갈등이 8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내년부터 늘어나는 의대 신입생을 교육해서 10년 뒤에 필수과 의사를 배출하겠다는 정부 계획은 10년간 필수과를 방치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4일 "상급종합병원에서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실시한 암 수술은 16.3%(1만1천181건) 감소했고, 심장 수술이나 장기이식 수술 등 중증 환자의 진료는 지금까지 비상사태"라고 말했다.
이어 "산부인과,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등 소위 필수과의 경우 본인 전공과목을 진료하지 않는 비율이 38.7%에 이르고 있고,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 이후 모든 과에서 신규 전문의 배출이 중단되었으며 필수과 전공 의향도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전공의 복귀 없이 중증 환자 수술 건수를 회복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불가능하다면 전공의가 복귀하도록 의료개혁 추진 방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비대위는 필수과 의사들이 소신껏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당장 내년부터 필수과 의료진을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대위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열성 경련 아이가 소아신경과 전문의가 없어 제때 진료받지 못했던 안타까운 사례를 필수과 의료진 양성이 필요한 이유로 들었지만, 소아과 의사가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여건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선을 다한 진료에도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의료 사고는 필수과를 기피과로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불의의 사고를 겪은 환자에 대한 보상과 의료진의 소신 진료 모두를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의료사고 안전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사직한 전공의의 44.9%가 의원급 의료기관과 동네의원에 재취업해 의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과반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사직 또는 임용 포기 레지던트 9천163명 중 44.9%(4천111명)가 의료기관에 재취업했다.
종별로 보면 의원에 취업한 사직 레지던트는 2천341명으로, 전체 재취업자의 56.9%에 달해 가장 많다.
병원급 의료기관에 취업한 사직 레지던트는 1천50명으로, 전체 재취업자의 25.5%였다.
대표적인 전공의 수련병원인 상급종합병원에 재취업한 사직 레지던트는 72명으로 전체 재취업자의 1.8%에 불과했다. 종합병원에 재취업한 사직 레지던트는 648명(15.8%)이다.
지역별로 보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사직 레지던트는 경기에 47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313명, 부산 140명, 경남 106명, 대구 101명 등 순으로 많았다.
상급종합병원에 재취업한 사직 레지던트는 서울(34명)에 가장 많았다.
진료과목별로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 중 일반의 의원에 취업한 사직 레지던트가 808명으로 가장 많았다. 내과 347명, 정형외과 199명, 이비인후과 193명, 피부과 168명, 안과 164명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