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럼피스킨 이어 ASF 발병, 철저한 방역에 나서야

도내에서 가축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화천군 양돈농장의 돼지가 지난 13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올 5월 철원에서 발병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앞서 11일에는 양양군 한우농가의 소가 럼피스킨에 걸렸다. 양양지역에서는 지난 3일에 이은 두 번째 확진 사례이며 강원 전체에서는 올 들어 네 번째다. 도내에서는 9월부터 양구 방산면을 시작으로 양양 강현면, 고성 거진읍 등 곳곳에서 럼피스킨병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처음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H5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와 야생조류 유래 N3형 AI 바이러스가 재조합돼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H5N3형 고병원성 AI가 전북지역 야생조류 분변에서 확인됐다.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가금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ASF 바이러스는 냉장시켜도 무려 6개월 동안 살아남고, 80도 이상의 고온에 30분 이상 가열해야 죽는 생명력이 끈질긴 바이러스다. 이 때문에 자칫 방역을 소홀히 했다가는 도내 돼지가 절멸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돼지 질병이다. 또 가금류에 치명적인 고병원성 AI는 닭이 감염될 경우 100%에 가까운 폐사율을 보일 만큼 무서운 가축 질병이지만 AI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다. 도내 농가가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가축감염병 발생에 유리한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 강원지역에서는 지난해 ASF, 구제역, 럼피스킨, AI 등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 4개가 모두 나타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올해도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축전염병에 한 번 뚫리면 농가는 물론 지역사회도 회복하기 어려운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 더는 가축전염병에 따른 피해가 없도록 물샐틈없는 방역이 가장 중요한 때다. 따라서 방역 당국은 ‘가축전염병 발생→살처분’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농가도 마찬가지다. 방역 당국의 지침을 엄격하게 따라 더 이상의 전파를 막아야 한다. 자기 농장과 가축은 스스로 지키겠다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지역 주민들도 방역 활동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 농가, 도민들이 잠시라도 방심하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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