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특별자치도에서 발생한 응급실 운영 중단 사태는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이 처한 심각한 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강원대병원이 소아 응급환자를 제외한 성인 응급환자의 야간 진료를 중단하기로 한 결정은 병원의 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 부담이 얼마나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지방 병원의 의사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업무의 과중함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지방을 떠나거나 휴직, 병가를 택하고 있다. 이는 응급실의 정상 운영을 어렵게 만들며 결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즉각적으로 의료 인력의 확충과 지방 병원으로의 재배치를 추진해 지방 병원에 대한 우선적인 인력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군의관의 투입은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인력 보강 계획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의료진의 업무 과부하를 줄이기 위한 근무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병원의 근무 시간 조정, 교대 근무제 도입, 그리고 적절한 보상 체계 마련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이러한 조치는 의료진의 사기 진작과 이탈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응급의료 시스템의 효율화또한 지체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응급환자 분류 시스템의 강화, 응급실 내 의료진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체계 구축, 그리고 환자 대기 시간의 단축 등이 중요하다. 더불어 응급환자가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 간 협력 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방 병원의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을 해야 한다. 즉, 지방 병원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의료 인력 유입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방 병원의 시설 개선 및 장비 지원 등을 통해 응급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환자들은 불안에 떨고, 의료진은 지나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의료대란은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그 어떤 것보다도 우선돼야 한다. 한편 응급실 파행 운영을 목도하면서 의사들이 의대 증원 철회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실망스럽다. 당초 의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필수 의료가 마비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의사들은 의료 현장으로 복귀한 뒤 자기주장을 해야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응급실 파행 운영은 의료 대란의 시작이다. 코로나19 환자와 온열질환자들까지 속출하면서 이번 추석 연휴가 중대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응급의료 최전방에 구멍이 생겨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