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이하 강원도) 남부 지역은 오랫동안 발전에서 소외돼 주민들은 ‘육지 속의 섬’이라는 표현으로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해 왔다. 이러한 현실에서 강원도와 영월군, 정선군, 태백시, 삼척시 주민들이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을 촉구하기 위해 대장정에 나선 것은 그만큼 절박한 오늘을 대변한다. 지난 26일부터 5일간 진행되는 이 국토순례는 그 자체로 강원도 남부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보다. 700여명의 주민은 이날 영월군청 앞 광장에서 출정식을 갖고 영월 중앙로에서부터 정선, 태백, 삼척에 이르는 125.8㎞의 구간을 릴레이로 걸으며 고속도로 조기 개통의 염원을 담은 순례를 시작했다.
이러한 도보 순례가 대중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단순히 도로 개통이라는 구체적인 요구 때문만이 아니다. 이들은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이 단순히 지역 발전의 사안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한때 광업으로 번영했던 강원도 남부 지역은 폐광 이후 경제적 어려움과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으며 도로망의 부족은 이러한 위기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주민들이 “폐광으로 인한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영월~삼척 고속도로 조기 개통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현재 직면한 현실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의 교통 인프라는 지난 수십 년간 꾸준히 확장됐지만 강원도 남부 지역은 그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한 지역 중 하나다. 도로와 철도가 열악한 이 지역은 주민들이 외부와의 연결이 쉽지 않아 경제 활동이 제한되고, 이는 결국 지역경제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의 균형발전은 단순히 경제적 측면에서만 고려돼서는 안 된다. 균형발전은 사회, 문화, 환경적 부문도 살펴야 하며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러나 강원도 남부 지역은 이러한 균형발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깊은 소외와 불균형 속에 놓여 있다. 이는 지역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강원도 남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월~삼척 고속도로는 도로 하나를 놓는 문제가 아니다.
이 도로는 강원도 남부의 경제 활성화와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프라다. 현재 강원도 남부 지역은 접근성이 떨어져 외부로부터의 투자 유치가 힘들다.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관광 산업 활성화, 물류비 절감, 지역경제 발전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영월~삼척 고속도로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와 조기 개통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이번 국토순례가 단순한 행사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져 강원도 남부 지역 주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