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AI시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소통

나승권 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교수

공동체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삶에서 소통(疏通·Communication)과 공감(共感·Empathy)은 필수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소통은 서로 막힘 없이 잘 통한다는 것이고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의견에 대해 기분을 같이 느끼고 호응하는 것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경청과 공감이 필요하다.

경청이 중요하다는 말은 많이 하지만 상대방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현실에서 실천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공감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서로 간의 공유와 교류를 통해야만 이뤄지는 것인데 각자의 머릿속에만 있는 공감은 각각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각각의 공감을 초점에 맞게 이어주는 것이 언어이고 언어를 통해 표현하지 않으면 공감과 대화도 어려운 것이다.

코로나19를 겪고 지나며 활발했던 대면접촉이 줄면서 극심한 개인주의와 계층 간 갈등 심화로 인해 서로에게 무관심해지고 타인의 고통에 대해 눈감아 버리는 동시에 공동체 의식은 상실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대사회는 더욱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환경이 돼 가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소통이 더욱더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소통의 원천은 기본이 신뢰라고 생각한다. 신뢰가 없으면 소통은 의미가 없는 것이고 스스로 지키지 못할 약속은 발설(發說)해서도 안 되고,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실망감이나 배신감, 나아가 불신이 표출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에게 관련이 있는 것, 이익이 될 수 있는 이야기에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기에 대화를 할 때 가급적 쉽게 해야 한다. 대화가 소홀해지면 투명성도 부족할 뿐더러 소통이나 경청, 공감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없고 실천하기도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회에서도 오해와 불신으로 투명하지 않고 소통이 없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조직에서 서로가 소통하고 공감하며 일을 처리한다면 조직은 활기차고 능률적인 일 처리가 가능할 것이다. 요즘은 자기주장이 강한 MZ세대와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다가서는 리더십과 교감도 중요하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지금 이 시점에서 AI가 소통의 한계를 넘어서 공감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AI의 빅데이터 학습이 점점 늘어나고 AI가 인간보다 더 공감 능력이 앞서갈 수 있는 날도 머지않을 거라고 여겨진다. 이는 공감이 ‘메타러닝’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러닝(Meta learning)은 ‘학습 위의 학습 의미로 나를 알고 타인을 이해하는 경험학습’을 의미한다.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고 경험을 근거로 한 공감 차원에서 AI는 너무나도 쉽게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인간과 대화하는 것보다 예측이 가능한 AI와 대화하는 것이 더 편한 시대가 오고 있지만 사람이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공감하는 복잡한 과정을 포함해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지는 못한다. 기계가 읽어내지 못하는 따뜻한 눈빛과 서로 만남 속에서 손을 잡고 포옹하고 같이 웃고 울어줄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진정한 공감과 소통이 이뤄진다.

결론적으로 우리 스스로 공동체 속에서 끊임없이 투명하게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진실로 문제 해결을 해나간다면 따뜻한 인간관계와 더불어 우리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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