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금리 동결·성장률 하향 조정, 내수부터 살려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2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에서 2.4%로 낮췄다. 금통위의 금리 동결은 이번이 13번째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부터 1년 7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최장기간 동결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 간담회에서 “내수 부진 가속의 위험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다”며 금리를 동결한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금리를 내리지 못한 건 수도권 집값 급등, 가계부채 증가 문제를 심상치 않게 봤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올 9월 미국의 금리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유력한 상황에서 선제 금리 인하 전망도 예상됐다.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금통위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은 재정 당국에 보내는 경고나 다름없다. 재정 당국의 선제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경제성장률 2.4%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2.5%보다도 낮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5%로 0.1%포인트 내렸다. 2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 속보치)이 -0.2%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들어서도 민간 소비 등 내수 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기조로 물가는 안정되고 있지만 그만큼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심각한 내수 부진 탓이다. 따라서 수출의 온기가 내수로 옮겨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금리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중소기업·자영업자의 폐업과 파산이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 타이밍을 놓치면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진다. 게다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금리 인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현재 경제 사정은 집값, 가계빚 문제만 없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춰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지만 민간소비·투자가 심하게 얼어붙으면서 수출 호조로 높아지는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 통계청의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전국 소매판매가 9분기 연속 감소세다.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여건을 만들어 주는 건 정부·국회의 책무다. 정부는 소비를 진작시킬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조만간 있을 여야 대표 회담은 금융투자 소득세 폐지, 상속세 개편 등 정책 성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나라 경제를 되살릴 정부와 국회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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