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뇌졸중 투병 프랑스 명배우 알랭 들롱 별세…향년 88세

자녀들 "건강과 사투를 벌이다 자택서 평화롭게 떠나"
'태양은 가득히'로 스타덤…90여편 출연 세계적 인기
2019년 제72회 칸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

◇2019년 5월 제72회 칸 영화제에 참석한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 AFP=연합뉴스

뛰어난 외모와 연기력으로 지구촌 영화 팬들을 사로잡았던 프랑스의 전설적인 명배우 알랭 들롱이 뇌졸중으로 투병을 이어오다 88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알랭 드롱의 세 자녀는 성명을 통해 "아버지 들롱이 나빠진 건강과 사투를 벌이다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알랭 파비앙, 아누슈카, 앙토니, 루보(들롱의 반려견)는 아버지의 별세를 발표하게 되어 매우 슬퍼하고 있다"며 "그는 두시에 있는 자택에서 세 자녀와 가족들이 함께 있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1935년생인 들롱은 1960년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에서 신분 상승의 욕구에 사로잡힌 가난한 청년 역할로 열연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세기의 미남'이라는 별명으로 세계적 인기를 누린 그는 출연작 가운데 무려 80여편에서 주연을 맡을 정도로 프랑스의 독보적인 톱스타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로는 스크린에서 거의 볼 수 없었고, 2017년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수술받은 후에는 요양 생활을 해왔다.

그의 아들 앙토니는 2022년 프랑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들롱이 향후 건강이 더 나빠질 경우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들롱은 최근 지역 TV 채널 인터뷰에서 "난 안락사에 찬성한다.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에 살고 있고 안락사가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은 병원을 거치지 않고 평화롭게 떠날 권리가 있다"고 밝힌바 있다.

◇2019년 5월 제72회 칸 영화제에 참석한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 AFP=연합뉴스

들롱의 대표작으로는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 '태양은 외로워'(1962), '볼사리노'(1970),' 암흑가의 세사람'(1970년), '조로'(1975) 등이 있다.

AFP 통신은 "들롱은 프랑스 최고의 스크린 유혹자였다"며 "도덕적으로 타락한 영웅을 연기하든 로맨틱한 남자 주인공을 연기하든 들롱의 존재감은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들롱은 한국에서도 지난 세기에 은막과 브라운관을 뜨겁게 달구면서 큰 인기를 구가했다.

들롱이 출연한 영화는 내용이 난해한 경우에도 흥행에 성공했다.

그의 영화는 당시 안방에서 해외 영화를 접할 수 있는 통로였던 TV 프로그램 토요명화과 주말의명화의 단골이기도 했다.

들롱은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요양에만 집중해왔다.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한 것은 2019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였다.

그는 당시 칸영화제 행사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제가 정말 유일하게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제 경력"이라며 영화 인생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주요 경력으로 1995년 제4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명예황금곰상, 2012년 제65회 로카르노 영화제 평생공로상, 2017년 트란실바니아 국제영화제 평생공로상, 2019년 제72회 칸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세기의 미남' 프랑스 전설적 영화배우 알랭 들롱의 젊은 시절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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