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지난 9일 강원일보와의 통화에서 양구 수입천댐 건설에 대한 두 가지 안을 검토 중이며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물 부족 해소라는 국가적 과제와 주민들의 삶의 터전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환경부의 이러한 발표는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과거 정부 주도의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 흔히 목격됐던 주민 의견 무시와 갈등 심화라는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환경부의 약속이 단순한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환경부는 앞으로 주민설명회를 통해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다는 계획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성사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고 신뢰 관계가 훼손된 상황에서 일방적인 설명회는 오히려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에 답변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자료를 준비하고 전문가를 참여시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이 편안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중립적인 공간을 마련하고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모든 주민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더 나아가 댐 건설과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야 함은 물론이다. 필요한 경우 중립적인 전문가를 초빙해 갈등 조정을 시도해야 한다. 환경부는 현재 두 가지 안을 갖고 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안이 나올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는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단순히 몇 가지 안을 비교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대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주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즉, 댐 건설 외에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기술적인 대안을 살피고 각 대안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며 이에 대한 경제적 효과를 따져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각 대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생태계 보전과 환경 질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 또한 중요하다.
댐 건설은 단순히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초월해 지역 발전과 연계된 종합적인 계획이 수립될 때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즉, 주민 동의를 얻어 댐 건설이 추진된다면 이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일자리가 제공돼야 하며 동시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이 제시돼야 한다. 그리고 댐 주변 지역을 관광 자원으로 개발해 지역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 댐 건설로 인해 문화 유산이 훼손될 경우에는 이를 보존하고 복원하기 위한 철저한 대책이 있을 때 주민들은 반대를 접게 된다. 양구 수입천댐 건설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삶과 지역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환경부는 주민들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