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을 갚지 못해 임의경매에 넘어가는 강원지역 부동산이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제때 상환하지 못했을 때 채권자가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것을 의미한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7월 강원지역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등)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총 778건(5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월(938건)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7월 경매 건수는 한 달 전인 6월 422건보다도 84.3%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7월 484건과 비교해도 60.7% 급증했다. 특히 건물은 2013년 4월(143건)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경기 불황으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 경매 건수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는 데 있다. 실제 전문가들은 임의경매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경기 등 전체 경기의 침체된 상황과 고금리를 보더라도 경매가 지속될 확률이 높다. 현재 도내는 주택 매매시장이 얼어붙어 집을 싸게 팔아 금융 부담을 줄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주택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 하우스 푸어의 집들이 계속해서 경매로 나올 가능성이 많다. 불황을 한층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역전세의 우려도 깊어진다. 경매 물건 급증은 위험 요인을 무시한 투자가 낳은 결과다. 아파트 값은 떨어지는데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면 집주인은 집을 급매로 내놓게 되고 그래도 팔리지 않을 경우 경매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경매 물건이 계속 불어나면 지역경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당장 경매 낙찰가가 일반 시장 거래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집값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는 집주인과 건설사에게도 악영향을 미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만큼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경매 물건 폭증을 해결하지 못하면 지역경제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집주인의 부동산을 매각해 보증금을 되찾기 위해 신청하는 부동산 강제경매도 늘고 있다. 따라서 서둘러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금융통화 당국은 가계 부채 리스크가 지역경제의 불안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하루속히 가계 부채 리스크가 국민을 옥죄지 않도록 분석하는 등 빈틈없는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