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의대 졸업생 수도권 쏠림에 지역의료 씨가 말라

도내 4개 의대 졸업생 10명 중 2명 지역 잔류
주민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조차 못 받아
지역의사제 도입·정주 여건 개선 등 서둘러야

강원지역 의대 졸업생들의 수도권 병원 취업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강원지역의 4개 의대를 졸업한 의대생 10명 중 2명만이 도내 병원에 취업하는 현실은 강원도의 의료 인프라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강원도의 지역의료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국회의원이 공개한 ‘전국 의대 졸업자 취업현황’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강원지역 의대 졸업자 1,132명 중 21.1%인 214명만이 도내 병원에 취업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51.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강원도의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다. 같은 기간 수도권 병원에 취업한 강원지역 의대 졸업생은 65.6%에 달하며 이는 울산(80.5%)에 이어 비수도권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 문제는 비단 강원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전국 비수도권 의대 졸업생의 수도권 병원 취업률도 2018년 55%에서 2022년 60.7%로 늘어났다. 이러한 현상은 비수도권 지역 전체의 의료 공백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일수록 그 피해는 크다. 강원도와 같은 비수도권 지역의 의료 공백은 단순히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를 넘어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다. 응급 상황에서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만성질환 관리가 어려워지며, 주민들은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한편 의료 인력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수도권 병원의 과포화 문제를 초래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수도권 병원들은 환자와 의료 인력의 과다로 병원 내 경쟁이 심해지고, 의료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 또한 수도권 병원의 높은 취업률은 의사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를 겪게 하며 이는 결국 의료 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의료 인력의 적정 배치를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는 의료 인력의 적정 배치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의대 정원 증원만으로는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일정 기간 근무하도록 하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해 졸업생들이 일정 기간 지역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공공의대를 설립해 지역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공공의료 서비스를 강화해야 할 때다.

이는 지역의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공공의료의 질을 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 지역 의사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 지원, 복지 혜택, 교육 기회 제공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이는 의사들이 지역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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