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지난달 30일 양구군 방산면 수입천 고방산 일원을 신규 댐 후보지로 발표하자 지역사회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지속된 주민들의 고통, 자연환경의 보존 등과 얽히고설킨 복합적인 지역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수입천 일원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특히 두타연 계곡은 60여 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돼 생태환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DMZ 희귀 동식물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천연기념물인 열목어와 산양의 최대 서식지이기도 한 이 지역은 자연생태계의 보고로서 단순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댐 건설 논리로 파괴돼서는 안 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두타연은 양구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연간 9만5,000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댐이 들어서면 고방산 일원 10만여㎡의 농지와 주택, 펜션, 창고 등의 건물이 수몰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양구군은 이미 화천댐과 소양강댐으로 인해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하는 고통을 겪어왔다. 이러한 고통을 극복하며 살아온 주민들에게 또 다른 댐 건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환경부는 이러한 지역 정서를 올바로 읽고 주민과 적극적인 소통을 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환경부의 발표에는 댐 예정지에 민가가 없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는 명백한 부실 조사다. 실제로 펜션을 포함한 4~5가구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고, 대대급 부대 장병이 주둔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중요한 사실을 누락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댐 건설 결정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고, 주민들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
환경부는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철저한 재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더욱이 지역의 의견을 반영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에 대해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 다음 달부터 계획된 지역 설명회 및 공청회는 단순한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실질적인 논의와 협의의 장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즉, 주민들의 우려 사항을 충분히 수렴하고 대안을 찾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댐 건설로 인한 환경영향평가를 강화해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두타연 계곡과 같은 생태계의 보고를 보존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만약 불가피하게 댐 건설이 추진된다면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민들을 위한 경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농지와 주택, 펜션 등의 손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며 관광산업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는 말할 나위가 없다. 환경부는 양구 댐 건설 결사반대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양구군민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