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강원지역 초교가 체험학습 포기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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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학교 학사일정 협의·마무리중
교사들 체험학습 일정 제외 요구
부모 다양한 교육기회 중단 반발

속보=학생 안전사고 우려에 교사들이 체험학습을 기피하고 있다. 특히 ‘속초 체험학습 중 초등학생 참변’ 사건(본보 지난 12일자 1면 등 보도)과 관련해 법원이 담임 인솔교사의 유죄를 판결, 학교현장에서 체험학습 진행에 대한 찬반 논란도 불붙고 있다.

춘천의 A초등학교는 지난주 2025학년도 학사일정을 학부모들과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그러나 6학년 대상 체험학습 진행여부는 교사들의 반대로 진행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A 초교 관계자는 “교사들의 의견과 함께 학부모들의 의견도 수렴하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태백의 B초교는 최근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격론 끝에 올해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교내 행사 등 다른 프로그램을 대체하기로 했다. B초교 학교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체험학습 사고 관련, 교사의 유죄판결에 학교와 교사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며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체험학습 진행을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결국 올해 학사일정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아동들이 다른 연령대의 학생들과 달리 다양한 학습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2020년 입학해 올해 초등학교 6학년생의 학부모 김모(45)씨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팬데믹, 2023년에는 노란버스 대란, 2024년부터 올해까지는 체험학습 안전사고 논란 등으로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내내 체험학습도 한번 못한 채 졸업하게 됐다”고 전했다.

반면 교사들의 체험학습 중단 요구는 거세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는 전국 시·도교육청과 각 학교장에게 현장체험학습 중단을 촉구하는 공문을 시행했고 ‘법적 보호 장치 없는 현장체험학습 중단’ 서명운동을 진행중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해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만1,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학교 현장체험학습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2.0%로 절반을 넘었다.

김덕재 강원도교육청학부모회협의회 대표는 “체험학습 중단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체험학습 과정에서 안전사고 발생시 교사 보호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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