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고교학점제 내년 시행, 철저한 준비로 혼란 없어야

도교육청 박람회 열고 학습 공간 조성 박차
도농 간 교육 격차 더 벌어지지 않아야
교육 현장 목소리 귀담아듣고 보완하기를

‘고교학점제’가 2025학년도부터 전면 도입된다. 고교학점제는 고교생이 대학생처럼 진로와 적성에 따라 교과목을 스스로 골라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그만큼 준비가 철저해야 하는 새로운 교육제도라는 이야기다. 취지대로라면 이 제도는 고교 교육 현장에서 국어·영어·수학·사회 등 과목의 수업 시간이 줄고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 비중이 늘어나게 되는 그야말로 공교육의 대변혁이다. 획일적 교육에서 탈피해 학생들 스스로의 특성을 찾아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

도교육청은 도내 중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중학생을 위한 고교학점제 박람회’를 원주, 강릉, 춘천, 속초 등에서 개최한다. 또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비해 도내 115개 모든 고등학교에서 학습 공간 및 행정관리 공간 조성을 다음 달 말까지 마무리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월1일 개교하는 강원온라인학교를 통해서는 온라인 교육과정 수강을 지원하고 온라인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곧 다양한 학습 선택권을 부여해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을 뒷받침하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적·자율적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문제는 시설이 아니다.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 특성상 교사 및 전문강사 확보에 난항이 따르는 등 도농 간 교육 격차 심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도시에 비해 교사 수가 적고 전문강사 확보가 어려워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지 못하는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생 수가 적어 수요가 부족한 특정 과목의 개설이 힘들고, 이는 다시 학생 선택권 제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학교 내 개설되지 않은 과목에 대해서는 다른 고교, 지역대학 등에서 수업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점도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학생들이 타 학교로 이동할 경우 교통편의 및 인솔 교사 문제 등은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교육 당국은 소규모 학교가 오히려 고교학점제 도입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반론을 내놓았다. 작은 학교는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진로 설계를 세심하게 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는 현장 교사들의 비판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본격 시행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제기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등 빈틈없이 준비해야 할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학교 현장에 안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커리큘럼 개발, 교원 역량 강화 연수 등이 필요하다. 특히 진로상담교사의 확보는 기본이다. 자칫 준비가 안 될 경우 공교육의 변질과 사교육 부추기기 등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정시가 확대된 상황에서 진행되는 고교학점제는 수능에 유리한 과목에만 몰리는 현상과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으로 쏠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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