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하리만치 이른 더위가 찾아온 올해다. 시원한 동해 바다에 뛰어들고 싶었지만 이른 시기 탓에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도 이제 끝이다. 2024년 여름시즌 강원지역 동해안 해수욕장들이 대거 문을 열고 피서객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이때만을 기다렸을 잠재적 손님들에게 동해안이 자랑하는 매력 넘치는 해수욕장들을 소개한다. 강원 최북단 고성에서부터 최남단 삼척까지 이어지는 천혜의 해수욕장 가운데 눈길 가는 곳으로 소신껏 몸을 던지면 된다.
대한민국 국민 중 강릉 경포해수욕장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길이 1.8㎞, 폭 70m의 해안가는 그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지난달 29일 개장해 8월20일까지 운영된다. 눈길을 사로잡는 이벤트도 수두룩하다. 4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전국 버스킹대회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8월부터는 썸머페스티벌이 열린다. 전방으로는 푸른 바다가, 후방으로는 강릉이 자랑하는 해송숲이 펼쳐져 있어 어느 곳을 둘러보더라도 만족할 수 있다.
동해 망상해변은 국민 관광지 제2호로 지정돼 있다. 매년 600만~700만명의 관광객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찾는다. 얕은 수심과 4㎞에 달하는 백사장이 여유로움을 선사한다. 주차장부터 야영장, 샤워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주변으로 묵호항, 망상오토캠핑리조트 등도 마련돼 있어 선택지도 넓은 편이다. 자연동굴, 무릉계곡, 추암 촛대바위 등 기존의 유명명소들도 함께 둘러보면 오랫동안 기억할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외옹치·바다향기로 하면 떠오르는 곳. 속초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속초해수욕장과 마을에서 관리하는 외옹치, 등대해수욕장 등 저마다의 특색을 갖췄다. 무엇보다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속초해수욕장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외옹치 쪽으로 옮겨가면 산책코스 ‘바다향기로’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수영을 하며 차가워진 몸을 가벼운 산책으로 녹이는 것도 나름 매력 있다. 조금 더 나아가면 마주할 수 있는 외옹치활어판매장과 대포항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매장과 음식으로 입맛을 자극한다.
그리스 산토리니를 떠올리게 하는 삼척 쏠비치리조트 주변의 삼척해수욕장은 꾸준히 사랑받아 온 여름철 쉼터다. 10일 개장해 8월18일까지 손님을 맞을 이곳은 백사장 주변에 벤치가 마련돼 조용한 여가를 보내기에도 제격이다. 여유로운 낮이 지나고 밤이 찾아오면 특설무대는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공연이 펼쳐져 여름밤의 분위기를 돋운다. 시내에서 10분 이내로 다다를 수 있는 증산해변과 작은후진해변 등도 추천한다.
강원 최북단 고성은 크고 작은 해수욕장·해변만 30개에 달한다. 그렇다고 양적으로만 승부하는 곳도 아니다. 화진포, 삼포, 공현진, 백도 등 하나같이 청정한 수질이 눈길을 끄는 곳이다. 고성으로 올라가는 도로가 여름철마다 꽉 막히는 이유다. 화진포해수욕장은 수만년에 걸쳐 조개껍질과 바위가 엉켜 만들어진 모나즈 성분의 모래를 갖추고 있어 밟으면 독특한 소리를 낸다. 공현진해수욕장의 경우 가족단위 관광객이 선호하며, 주변으로는 방파제가 펼쳐져 있어 낚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핑의 성지 양양도 이제는 터줏대감 격이다. 21개의 해수욕장이 12일부터 일제히 개장한다. 지난해 양양군의 조사에 따르면 80만명가량의 피서객이 이들 해수욕장을 방문했다. 특히 속초와 맞닿은 물치해수욕장부터 가장 아래에 있는 지경해수욕장까지는 해안선 길이만 9.4㎞다. 서핑 붐을 일으킨 죽도·동산·인구해변은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젊은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름 트렌드 1번지답게 낮에는 서핑을 즐기고, 밤에는 주변 상권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문화가 양양을 중심으로 동해안 해변 곳곳에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