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과 여름 사이인 6월, 김진희 작가가 강릉 소집 갤러리를 찾았다. 그는 ‘구름 속의 산책’을 주제로 오는 30일까지 네 번째 개인전을 선보인다.
최근 부모님 집을 정리하던 중,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자신이 쓴 시화전 액자를 발견했다. 동시를 참 잘 짓는 아이로 소문이 나기도 했었다는 김 작가는 액자를 보며, 옛 추억에 빠져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서글퍼졌다.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마음의 시를 그림과 캘리그라피로 표현할 줄 아는 멋진 어른이 됐지만, 시에 눌러 담은 감정의 주인공과 어느덧 이별해야 했기 때문이다.
주위의 사람들은 헤어짐이 영원한 이별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그저 자신을 떠난 사람이 빛나는 별이 되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고 믿는다. 그럼으로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그는 공원이나 바닷가를 산책하듯이 떠난 이들은 마치 구름 속을 산책하고 있을 것이라 상상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떠나간 이를 위한 애도의 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사랑했던 이들을 향한 마음을 글씨에 담아 선보이는 캘리그라피와 먹의 번짐으로 만들어내는 수묵 일러스트, 이 두 가지가 함께 어우러진 수묵캘리그라피 작품을 통해 영원한 별이 된 사람들을 어루만진다.
김진희 작가는 “제가 만들어낸 작품 속에서 더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 가득하기를 바란다”며 “산책하기 좋은 마을에 자리한 갤러리에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고, 쉬어가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꽃글 캘리그라피 대표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강릉 독서대전과 난설헌 문화제,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등에서 캘리그라피 체험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