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석탄 경석 규제개선 업무협약이 체결(본보 지난 14일자 1면 등 보도)되며 수십년간 폐기물로 취급, 활용이 어려웠던 경석에 대한 신소재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역에서는 경석 규제개선이 폐광지역에 어떤 경제적인 이익과 효과를 가져올 지 기대가 모아지며 일제히 현수막을 내 걸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20년 넘게 문제 제기”=경석자원의 활용에 관한 문제가 본격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2002년께 부터지만 환경부가 석탄 경석이 광산구역 밖으로 반출된 경우 폐기물에 해당된다는 유권해석을 내 놓으면서 실제 활용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에 태백시와 폐광지역 주민들은 20년 넘게 경석 자원활용을 위해 건의해 왔다.
결국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강원지역 민생토론회에서 경석에 대한 논의를 분수령으로, 환경부와 행안부의 현장방문으로 이어지면서 경석자원의 폐기물 제외에 대해 중앙부처와 지방간 본격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러한 공감대을 통해 지난 13일 행정안전부와 환경부,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가 참석한 규제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게 됐다.
이상호 태백시장은 "석탄 경석에 대한 문제를 공감하고, 규제 완화를 위해 관계부처 및 지방규제혁신위, 태백시 현안대책위와 사회단체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2억톤 중 80%가 도내 폐광지역에 적치=광해작업이 끝나지 않은 경석은 석공 장성광업소 철암선탄장에 선탄경석 62만7,000톤, 동구경석장에 굴진경석 529만3,000톤을 비롯 삼척 석공 도계광업소 상덕경석장에 선탄·굴진 경석 261만3,000톤, 도계 경석장에 213만3,000톤, 중앙경석장에 196만5,000톤 등 총 1,913만4,000톤이다.
광해작업을 마친 경석을 포함하면 국내에 약 2억톤이 적치돼 있고, 이 중 80%가 태백, 삼척, 영월, 정선 등 도내 폐광지역에 있다.
경석은 석탄을 찾기 위한 작업 중 굴착과정에서 발생하는 ‘굴진경석’과 석탄과 이물질을 분류하는 선탄과정에서 나오는 ‘선탄경석’으로 구분된다.
2022년 태백에 준공된 강원테크노파크 원료산업지원센터는 그동안 무기단열재, 보도블럭, 흡착제로 활용 가능한 합성제올라이트, 도자기 등 세라믹 소재, 난연·패널 등 경석자원을 활용한 시제품을 제작해 왔다.
김왕현 강원TP 원료산업지원센터장은 “석탄 경석을 활용한 원료산업 육성시 1,252억원의 매출 증대, 산업 원료생산에 따른 1,16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 연 270억원의 광해방지 정부 재정부담 완화, 678억원의 주민 편익이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폐광지역 새로운 산업 육성 기대”=하지만 실제 활용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았다. 폐광 전에는 석탄공사의 소유라고 볼 수 있는 경석 자원은 폐광 후 부지 소유주체에 따라 산림청과 한국광해광업공단 등으로 나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인 추가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태백시는 강원특별법 등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도에 건의한 상태다.
지역 사회단체들은 일제히 환영 현수막을 내걸고 경석을 재활용할 길이 열렸다는 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폐광지역 곳곳에 거대한 야산을 이루며 적치돼 있는 경석을 재활용 함으로써 관련 산업개발과 부지활용, 폐광지역 환경개선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광태 삼척시 도계읍번영회장은 "경석을 활용하는 관련산업에 대한 연구와 경석이 적치돼 있는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우선 필요하다"며 "폐광지역 환경을 개선하고, 적치돼 있는 경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태백시 관계자는 "풍부한 적재량, 운임비, 분진 문제 등을 고려한다면 생산시설은 결국 폐광지역에 설치될 가능성이 높다"며 "폐광으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기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활로가 된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