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새영화]광란의 질주·액션, 분노가 깨어난다

이번주 극장가에는 고통으로 무너져 내린 현실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극복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찾아온다. 복수심으로 붕괴한 시대를 질주하는 ‘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가 9년만에 관객들을 만난다. 우크라이나 국민 영웅 올렉사 도뷔시의 이야기를 담은 ‘도뷔시’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담은 ‘목화솜 피는 날’도 만나본다.

■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숨 막히는 자동차 추격신으로 액션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조지 밀러 감독이 9년만에 프리퀄 작품을 들고 돌아왔다.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 최초 상영으로 첫선을 보인 후 뜨거운 호평을 얻은 작품은 개봉 전부터 전 세계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세상 속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풍요가 가득한 녹색의 땅에서 자란 퓨리오사는 바이커 군단의 폭군 디멘투스의 손에 모든 것을 잃고 만다. 가족도 행복도 모두 빼앗기고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퓨리오사는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생 전부를 건 복수를 시작하는데…전작에서 어렴풋이 짐작만 할 수 있었던 퓨리오사의 과거가 프리 작품을 통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전편이 쉴 틈 없는 액션과 추격으로 관객들을 몰입시켰다면 이번 작품은 긴 호흡의 대사와 서사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더 섬세해진 액션도 빼 놓을 수 없는 볼 거리다. 전투 트럭에서 벌어지는 액션신과 무기 농장에서 펼쳐지는 전투는 매드맥스 시리즈의 강점을 극대화 했다. 끓어오르는 복수심으로 가득한 퓨리오사의 삶을 조명하는 영화는 미친 듯한 질주의 끝, 복수의 의미는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 온다. 15세 관람가. 148분.

■도뷔시=한국에서 처음 개봉하는 우크라이나 영화 ‘도뷔시’가 국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선사한다. 우크라이나 블랙마운틴의 청년 도뷔시는 결혼식 당일 러시아와의 전투에 징집 당한다. 아내 마리치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지만, 자유를 주겠다는 대령은 이내 말을 바꾼다. 돌아오지 못한 긴 세월 마리치카는 다른 이와 결혼을 해버리고, 도뷔시는 목숨을 걸고 지옥 같은 전쟁터에서 탈출한다. 구사일생으로 도적이 된 동생 이반을 만난 그는 함께 도적떼를 이끌며 전쟁과 귀족의 수탈에 핍박 받는 사람들을 구한다. 어느새 ‘절대 죽지 않는 남자’라는 별명과 함께 의적이 된 도뷔시. 시대의 풍파에 맞서 민중을 지킨 18세기 실존 인물 도뷔시. 영화는 사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만들어졌지만, 도뷔시의 모습은 우크라이나의 현실과 맞물려 관객들의 코 끝을 시큰하게 한다. 광활한 카르파티아산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굴의 역사가 시작된다. 15세 관람가. 124분.

■목화솜 피는 날=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가족을 잃은 이들의 시간은 2014년에 머물러 있다. 참사로 딸 경은을 잃고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아빠 병호와 무기력함에 갇혀 지내는 엄마 수현.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견디기 위해 부모는 기억과 말을 잃어갔지만 집을 나서던 딸의 모습은 여전히 또렷하다. 어느 날, 슬픔을 묵묵히 견디던 첫째 딸 채은의 참아왔던 두려움이 터져 나오며 가족은 서로의 슬픔을 직시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아픔을 묻던 가족은 지난 세월을 다시 되찾고자 한다. 영화는 가족들의 공간인 안산, 세월호가 가라앉은 진도 팽목항, 인양 후 세월호를 세워둔 목포를 지나 세월호 내부로 향한다. 극영화 최초로 세월호 내부를 담은 작품. 감정의 과잉 대신 참사의 현장 그 가운데로 앵글을 옮기며 영화는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을 전달한다. 목화의 고운 솜털같이 피어나던 아이들. 영화는 그들을 기억하겠다는 다짐이자 약속다.12세 관람가. 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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