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대한민국은 초고층 아파트 괴물국입니다.” 최근 인터뷰를 한 김진선 전 지사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이다. 통상 초고층아파트의 기준은 30층 이상을 의미한다. 주로 도시 중심가나 번화가에 위치, 다양한 편의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해 인기가 많다. 특히 초고층 아파트의 높은 위치는 도시 전망과 야경을 제공, 분양가와 거래가 역시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이유로 건설 업체도 초고층 아파트를 선호한다. 문제는 이런 초고층 아파트가 수도권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도내 중소도시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김 전 지사는 인터뷰 내내 도내 곳곳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모습을 한탄했다. “동해안뿐만 아니라 도 전역에 초고층 아파트를 지으려 한다. 유명 관광지역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섰다. 앞으로 더 기세가 확장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주택난을 생각하면 무조건 막자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의 핵심은 초고층 아파트가 문제가 아니라 국토 공간의 효율적 이용이다. 경제 발전에 맞는 국토 공간 전략이 있어야 지역 소멸을 막고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가장 공감되는 부분은 “경관 형성을 위해 강원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강원도의 가치와 경쟁력인 자연환경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해법도 주목된다. 김 전 지사는 “각 지역별로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모델을 제시해 주민들과 협의해야 한다”면서 소통을 강조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김 전 지사는 ‘공간 디자인’을 역설했다. “미래의 이상적인 강원도를 만들기 위해 강원도와 각 시·군이 주체가 돼야 하겠지만 도민들이 함께해야 한다”는 말은 인터뷰가 끝난 지금까지 머릿속에 계속 남아 있다. 과연 현재 세대의 개발 방식이 후손들에게 남겨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이제는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