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가 파란색, 빨간색 등 ‘색깔’ 사용에 신중함을 기울이고 있다.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을 이용할 경우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선관위를 향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투표함을 봉인하는 스티커까지 특정 정당이 연상되지 않는 ‘검은색’, ‘회색’ 등으로 교체하는 모습이다.
강원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4·10 총선을 기점으로 선관위가 사용하는 투표함 특수봉인지 색깔이 기존 파란색에서 회색으로 바뀌었다고 4일 밝혔다. 특수봉인지는 투표함을 개표 때까지 밀봉해 보관하는 용도로 쓰이는 특수 재질 스티커다.
투표사무원들이 목에 거는 줄 색깔도 회색으로 바꿨다. 불가피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선관위가 주관하는 토론회 사회자에게는 넥타이 색깔, 수어 통역사에게는 옷 색깔에도 신중을 기해달라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대선에서는 자물쇠 색깔도 검은색으로 교체했다.
선관위의 이같은 노력에도 논란은 이어져왔다. 지난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홈페이지에 지역구 후보자를 공개하면서 모든 정당 후보자 기호를 파란색으로 표시한 것. 국민의힘 측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킨다고 항의하자 선관위는 파란색 기호표시를 회색으로 수정했다. 지난 총선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사전투표소에 배치된 파란색 라텍스 장갑을 두고 선거 중립성 논란이 일었다.
도선관위 관계자는 “특정 색깔이 정당을 연상케한다는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최대한 특정 색깔이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