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은 그야말로 보수의 아성이다. 야당 지지세가 꾸준함에도 보수정당 후보 앞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역대 선거에서 보수정당의 공천이 본선 못지않은 관심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도 강릉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공천 격전지로 떠올랐다.
■ 5선 향하는 권성동에 김한근·오세인 도전장=4선의 권성동 국회의원은 5선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원조 '윤핵관'으로 지난해 연말 총선 승리를 위한 용퇴론 및 험지 출마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고향 강릉의 힘이 되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김한근 전 강릉시장은 "넘치는 아이디어와 기획력·추진력으로 지역 발전을 견인하겠다"며 지난달 말 출마를 선언했다. 당 비대위가 최근 김 전 시장의 복당을 의결하면서 공천 경쟁에 가세했다.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은 막판 '깜짝' 공천 신청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편향되고 경직된 리더십을 모든 시민들의 요구와 희망을 담아내는 보편적이고 유연한 리더십으로 바꾸겠다"며 권 의원에 각을 세웠다.
■ 중진 현역 의원 페널티 감산 어떻게?=우선 '경선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첫 도입된 시스템 공천 룰에 따라 경선을 하게 될 경우 3선 이상 현역 의원에게 주어지는 15%감산 조항이 권 의원에게 적용된다. 경선 득표율에서 15%를 감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는 득표율에서 5~7%포인트(양자 7%포인트, 3자 5%포인트)가 추가로 깎인다. 권 의원과 김 전 시장이 이 조항에 해당된다. 득표율에서 이를 정량 감산하는 방식이어서 승부에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특히 권 의원의 경우 3선 이상 페널티( -15%)에 해당 조항까지 적용 받을 경우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경선에 임해야 한다. 이에 권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잘못된 공천'으로 컷오프돼 무소속으로 당선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을 공관위에 공식 전달한 상태다.
공관위는 해당 룰을 권 의원에게 적용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당 공관위는 15일 권 의원처럼 탈당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윤상현 의원을 인천 동구 미추홀을에 단수공천했다.
오 전 고검장은 정치 신인에 해당돼 4~7%(양자 7%, 3자 4%)의 가산점을 받는다.
■ 물밑 신경전 치열…경쟁력 조사 영향 미칠 듯= 단수 추천 길도 열려 있다. 이달 초 실시된 경쟁력 조사에서 1,2위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2배 이상이거나 여러명의 공천 신청자 중 혼자서 타당 후보 대비 본선경쟁력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일 경우 단수 추천을 할 수 있다. 물밑에선 날카로운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이미 '선거법 위반 의혹' '허위사실 유포' 등 격한 말이 오가고 있는 상태다. 강릉 공천 결과는 오는 17일 면접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