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나이에 만학의 꿈 이뤄 하늘에 뜬 기분이에요.”
춘천고 부설 방송통신고 제47회 졸업식이 열린 지난 4일 춘천고 체육관. 학사모를 쓴 20대부터 80대까지 졸업생 51명은 가족, 친지들의 축하를 받으며 기쁜 하루를 보냈다.
최고령 졸업생인 박경숙(83) 할머니는 “어릴 때 호롱불 켜고 책을 읽던 중 어머니가 대통령 못될 바엔 공부하지 말라고 해 배움이 평생 한으로 남았는데 오늘 졸업으로 소원을 풀었다”며 “기회가 되면 대학에도 진학하고 싶다”고 했다.
해남 우수영 출신인 박경숙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춘천으로 시집오며 진학의 꿈을 접었다. 6남매를 다 키우고 더 바랄 것 없었지만 배움에 대한 갈증은 늘 있었다. 이런 어머니의 마음을 알게된 아들이 몰래 남춘천중부설 방송중학교에 입학원서를 내면서 박 할머니는 배움의 열정을 되살릴 수 있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하재용씨가 교육감상 등 20여 명에 표창장을 받았다.
이문학 학생회장은 “3년간 체육대회, 체험학습 등 많은 경험을 쌓았다”면서 “학교와 직업을 병행하던 어려움을 딛고 바라마지않던 졸업장을 받아 기쁘고 벅차다”고 전했다.
방송고는 고등학교에 진학 못 한 청소년 및 성인에게 중등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1974년 설립된 춘천고부설방송고는 이날까지 총 2,39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