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강원특별자치도 내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시멘트 가격 상승폭이 워낙 큰 탓에 레미콘 가격 협상을 진행중인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주권을 시작으로 8% 수준의 레미콘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 모두 침체를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29일 강원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원주권 레미콘업계와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최근 레미콘 단가를 1루베(㎥)당 7,500원(8.1%) 인상하는 안에 합의했다.
가격 조정에는 시멘트값, 골재값, 운반비 등 원가 상승분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10~11월을 기점으로 10만5,017원(7개사 평균)에서 11만2,017원으로 6.7% 올랐다. 이달부터는 골재 가격도 10% 인상된 상황이다.
김종선 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제조원가에서 시멘트와 골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수준"이라며 "원가 부담이 커진만큼 10%대의 인상안을 요구했으나 건설업계의 어려움에 공감해 8% 수준에서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레미콘값 인상 소식에 건설업계는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최근 3년 간 건설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30% 가까이 치솟은 가운데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공사비지수는 153.37(2015=100)로 2020년 동월(120.22)대비 27.9% 상승했다.
관급공사 의존도가 높은 도내 건설업계 특성상, 이미 설계가 완료된 공사의 자재비가 급등하게 되면 업체가 상승분을 떠맡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수익률 악화로 이어져 폐업, 부도 위험을 키울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29일까지 도내 접수된 건설업 폐업신고(변경, 정정, 철회 포함)는 26건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62.5%(10개) 늘어난 규모다.
신동준 대한건설협회 도회 사무처장은 "과거 철근값 파동과 비슷한 상황이 건설자재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라며 "자재값 상승에 따른 설계변경이 이뤄지지 않아 적자시공을 하게 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