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 내 음식점 3곳이 문을 열 때 1곳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견뎌냈던 영세 자영업자들이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직격탄을 맞았다.
춘천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전문으로 파는 A씨(40)는 23일 철거업체를 불러 가게를 정리했다. A씨는 "코로나19 유행시기인 2020년 가게를 시작했는데, 매출만 보면 지금이 더 힘들다"며 "홀에서 사용하던 테이블과 의자 10여개는 중고거래를 통해 개당 2만원에 겨우 처분했다"고 씁쓸해 했다.
지난해 4월 원주 무실동에 백반집을 개업했던 B씨(62) 역시 6개월 만에 영업을 중단하고 무기한 휴업에 들갔다. B씨는 "10년 정도 식당 운영 경력이 있지만 지난해가 최악이었다"며 "인건비, 재료값은 오르는데 손님들은 갈수록 줄어 버티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주요 상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3일 찾은 춘천 명동 브라운상가에서는 '임대'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영화관을 끼고 있어 유동인구가 적지 않은 곳이었으나, 1층 점포 70여개 중 10%에 해당하는 8개가 공실이었다. 빈 점포들 중에는 프랜차이즈 김밥집, 패밀리레스토랑, 일식집 등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었다.
본보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를 통해 도내 일반·휴게음식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도내에서는 3,344곳이 인허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했다. 같은 시기 폐업한 업체는 1,164곳으로 개업 대비 폐업률은 34.8%에 달했다. 도내 일반·휴게음식점 개업 대비 폐업률은 2020년 51.5%에서 2021년 36.4%, 2022년 32.7%를 기록하며 감소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반등했다.
박병렬 한림성심대 호텔조리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렵다보니 손님 자체가 줄어든데다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외식업체 경영악화, 수익률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