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 가입자들이 계약을 해지하고 받아간 환급금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경기 불황까지 이어지면서 생활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해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춘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A(33)씨는 2021년 말 주택 구입을 위해 제2금융권에서 1억원을 대출받았다. 당시 금리는 연 3.65%로 월상환액은 55만여원(원금 및 이자 포함)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금리가 7.17%로 급등하면서 월 상환액이 31만원 뛰었다. A씨는 2년여간 납부하던 월 20만원 연금저축보험을 해지했다. A씨는 "보험을 중도에 해지하게 되면 그동안 보장받은 안전망이 사라져 보상받기 어려운 것을 알면서도 당장 여윳돈이 사라져 어쩔 수 없이 해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17일 생명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기준 생명보험사 해약환급금과 효력상실환급금은 38조4,3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6조7,608억원)보다 4.5% 증가한 것으로 역대 가장 많은 액수다.
여기에 보험을 깨지는 않지만 보험 계약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이른바 '불황형 대출' 규모도 사상 최대다. 1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생명보험사 가계 보험계약대출(이하 약관대출) 잔액은 51조8,419억원으로 6월말(51조194억원) 대비 8,225억원 늘었다. 손해보험사 약관대출 잔액(18조1,148억원)까지 합하면 70조원에 육박한다.
이처럼 보험 해약환급금과 약관대출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들의 생활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이 보험 중도해지 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4.0%(220명)가 '경제사정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서민경제 지원을 위한 상생 방안의 일환으로 다음달 1일부터 취약계층에 대한 약관대출 이자 납입 유예제도 시행에 나선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향후 이자 납입 유예 실적 및 현황을 점검해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하겠다"며 "보험계약대출 이용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고 편익이 제고 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함께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