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1년을 맞는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의 임기도 반환점을 돌게 된다.
김진태 지사는 새해 각오를 묻는 질문에 “조용히 살고 싶다”며 동문서답을 했다.
물론 마냥 조용히 있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착실하게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는 뜻이다.
2023년이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이었다면 2024년 새해는 미래산업 글로벌도시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목표 의식을 드러냈다.
대담=심은석 편집국장

■취임 3년차를 맞이한 소감과 각오는=“벌써 3년차인가 싶다. 정말 시간이 빠르다고 느껴진다. 2022년은 ‘빈껍데기 강원특별자치도’의 목표를 세우고 실천 방법을 정리하느라 바빴던 한 해였다면 2023년은 ‘알찬 강원특별자치도’를 예정된 날에 맞춰 출범시키기 위해 절실하게 움직였던 한 해였다. 강원특별법 통과를 위해 도청 직원들과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러 지구 한바퀴 거리를 다녔고 궐기대회, 삭발, 천막농성 등 도민들과 하나 되어 강원특별자치도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작년에 너무 일도 많고 정신없이 지내서 올해는 조용히 살고 싶다. 그야말로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미다. 기업이 늘어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생활이 나아지는 강원특별자치도를 차곡차곡 만들어나가는 한해가 될 것이다”

■청소년동계올림픽 분위기가 좀처럼 뜨지 않는다=“청소년 올림픽은 경쟁이 아닌 젊은이들의 축제다. 2024 강원은 88서울올림픽, 2018 평창올림픽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올림픽이자, 아시아 최초 청소년 동계올림픽이다.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만큼 모두가 홍보대사가 되어 성공적인 올림픽을 만들겠다. 200여개의 학교 등을 방문해 청소년들의 강원2024 대회 적극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대회 기간 중 시·군의 날을 운영하고 강릉 안목해변, 평창 월정사, 조선왕조실록박물관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여행, 문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대회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다. 대회 시작 전까지 매주 점검회의도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가장 큰 이슈였던 빈대를 집중 방제했으며 한파대책, 시내버스 운행시간 연장, 임시노선 신설, 수도권에서 강릉까지 버스 증회, 지역 교통관리 인력 배치 운영 등 교통도 신경 쓰고 제설 장비와 인력 상시 대기할 것이다”
■각종 경기지표가 좋지 않다. 올해를 전망한다면=“위기 속에도 기회는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대 최대인 9조5,892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다수의 첨단산업 예산이 포함됐다. 우리 도에 자유와 권한이 주어지는 2024년을 핵심 먹거리 사업 기반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어 가겠다. 재정건전화를 위해 지출을 과감히 줄이는 긴축재정을 내년에도 유지해 나갈 것이다. 취임 이후 줄곧 긴축재정을 강조한 덕에 경기불황에도 버텨낼 면역력이 생겼다. 안 그랬다면 독감에 걸렸을 수 있다. 단순히 아끼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만이 아니라 쓸 땐 쓰고 아낄 땐 아낀다는 의미다. 미래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을 것이다. 첨단산업과 서민, 청소년, 소상공인, 농어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예산에는 과감히 재원을 투입하겠다. 경제불황을 위기가 아닌 새로운 강원특별자치시대를 완성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반도체와 수소, 바이오 등 첨단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지난해 반도체 테스트베드 신규사업 3건 모두 정부 예산에 반영돼 2024년 국비 93억원을 확보했다. 현재 설계 중인 반도체 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전문인력 양성, 기업 유치를 위한 투자유치 홍보활동, 기업 맞춤형 부지조성 등의 전략을 추진하겠다. 또 춘천 중심의 바이오 의약 및 체외진단 분야 연구, 산업화 역량 강화에 나선다. 원주는 디지털헬스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도울 생각이다. 강릉은 천연물 바이오 기반 신소재 개발과 산업화를 추진한다. 홍천은 대규모 항체 연구, 산업화 기반을 구축 중이다. 평창과 정선은 데이터 기반 대규모 R&D 실증 및 혁신적 의료서비스 제공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혁신특구를 유치한 만큼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 또 강원특별자치도의 특색을 살린 액화수소와 지역의 강점을 활용해 대한민국 미래 수소경제 공급망을 완성하겠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 가시적 성화가 없다는 여론도 있다=“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경기 평택에 멈춰있는 반도체 남방 한계선을 깨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무것도 없던 불모지에서 1년만에 반도체 관련 국비 사업을 4개나 따냈다.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미 지난 1년간 많은 성과를 냈다. 반도체산업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핵심 과제다. 반도체 후발주자이지만 정부 주도의 용인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접해 있어 입지적 경쟁력이 충분하다. 삼성전자와 협력 사업을 협의 중에 있고 지큐엘, 인테그리스코리아, 미코세라믹스와 투자유치도 이끌어냈다. 올해부터는 반도체 전문인력이 본격 배출된다. 반도체 교육센터가 올 하반기부터 시범 교육을 운영할 예정이고 반도체 공유대학은 교과목 개발과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인력 양성과 테스트베드 구축 등 차근차근 산업 기반을 다져 관련 기업이 모여들고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단계적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겠다”
■지역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돌파구가 있다면=“재밌는 통계가 있다. 강원지역 출생아 수 감소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 서울의 감소율이 -26.6%인데 강원도는 -12.8%에 불과하다. 물론 전국이 다 줄고 있지만 우리가 가장 양호한 편이다. 사실 저 스스로도 놀랐다. 육아기본수당 등의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육아기본수당에 연 1,800억원이 들어간다. 강원자치도도 단일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힘든 상황이지만 오히려 더 확대를 하면서 효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는 이유는 결국 일자리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좋은 일자리 보다 윤택한 삶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주하고 있지만 강원도는 산업화 시대의 변두리에만 위치해있다. 이제는 첨단산업에 과감히 투자하겠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1년을 맞는다. 성과와 과제는=“강원특별자치도 출범과 도청 제2청사 개청,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 산림수도의 초석을 다진 강원세계산림엑스포, 글로컬 대학 전국 최다 선정, 강원특별자치도와 서울특별시의 ‘특별한’ 만남과 업무협약 통해 ‘골드시티’라는 기발한 정책 등 지난 한해 다양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6월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했지만 아직 진정한 강원특별자치시대는 시작되지 않았다. 우리가 얻어낸 산림자원, 농지 활용, 접경지역 경제 활성화, 환경 보전과 개발, 미래 산업업 육성 및 지역인재 양성 권한 등은 올해 6월에 시작된다. 올해 22대 국회에서 제1호 법안으로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올해는 진정한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는 첫 해인만큼, 도민이 피부로 체감하는 강원특별자치도를 만들어 도와 도민의 위상을 세우겠다.”
■도청사 이전 및 행정복합신도시 조성계획의 진행상황과 새해 목표는=“신청사 건립은 단순히 도청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1896년 현 위치에 강원도 관찰부가 설치된 이래 126년 만에 처음으로 위치를 옮기는 역사적이고 대승적인 일인 만큼 차분하고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 신청사 착공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사전절차를 추진 중이다. 중앙투자심사 통과 여부는 2024년 3월 초에 확정될 예정이다. 중앙투자심사 통과 이후 토지 보상을 위한 절차를 즉시 착수하고 건축 설계 공모 및 실시설계 등도 차례차례 준비해 2026년 중에는 삽을 뜨는 모습을 보실 수 있다. 고은리 행정복합타운 조성 사업(100만㎡)’은 현재 강원개발공사에서 도시개발사업 기본구상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다”
■총선 이후 정치권 지형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협치를 위한 방안은=“행정가이기 때문에 정치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나 조언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저도 정치를 했던 사람이고 도정을 이끌면서 절실히 깨달은 것이 한 가지 있다. 도민만 바라보며, 도민의 이익만 생각하면 답이 있다는 것이다. 어느 당이나 개인의 문제, 이득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도와 도민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큰 이견이 있을 수도 없고, 다툴 일도 없을 것이다”
<정리=최기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