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시외버스 노선 5개 중 1개 폐지…벼랑 끝 놓인 '시민의 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시외버스 노선 코로나19 이후 68개 사라져
운행횟수도 1,569건→932건 40% 이상 감축
운송적자지원율 전국 72%인데 강원 57% 그쳐

강원일보DB

강원특별자치도민들의 '발' 역할을 하는 시외버스가 멈춰설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 이후 승객과 기사들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운행되던 노선 5개중 1개는 사라졌고 터미널 사업자도 휘청이고 있다.

강원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라진 도내 시외버스 노선은 68개에 달한다. 2019년 12월 414개이던 노선이 27일 기준 346개로 줄었다. 운행횟수로 따져보면 감축 규모는 더욱 크다. 12월 기준으로 2019년 하루 1,569건이던 도내 시외버스 운행횟수는 불과 4년만인 올해 932건으로 줄었다.

최근 4년 사이 전체 노선의 16.4%가 운영을 중단했고, 살아남은 노선들조차 대부분 운행횟수를 줄인 셈이다. 폐지·감회된 노선 중에는 원주~동서울, 춘천~동서울, 강릉~동서울, 강릉~부산 등 핵심 도시 연결 주요 노선들도 적지 않았다.

노선 운영 규모가 축소 주요 이유는 승객 감소에 따른 수익 급감이다. 올해 도내 시외버스 수송인원은 792만7,049명으로 2019년(1,278만1,284명)보다 38% 감소했다. 승객이 줄며 운송수입은 151억4,195만원에서 110억9,209만원으로 27% 줄었다.

코로나19 기간 택배, 배달업 등으로 직종을 전환한 버스기사들이 복귀하지 않는 점도 노선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 도내 시외버스 기사 수는 2019년 900명에서 올해 526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상황이 이렇자 '터미널 폐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전국적으로 터미널 15곳이 문을 닫았다. 도내에선 2021년 원주고속터미널이 경영악화로 시외버스터미널과 통합됐다.

피해는 도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27일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인제군 거주 70대 김모씨는 "하루에 네 번은 다니던 인제~춘천 버스가 이제는 이른 아침에 두 대밖에 없다"며 "운행 간격이 길어져 병원에 올 때마다 두세시간은 터미널에서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오모(20대)씨는 "고향인 아산과 춘천을 연결하는 직통버스가 코로나19 이후 사라져 매번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며 "타지에서 대학을 오가는 데 불편함이 크다"고 푸념했다.

버스업계는 시외버스 운행의 공공성이 큰 만큼, 지자체 차원의 특단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전인혁 도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는 "올해 전국 8개 도의 시외버스 운송적자 지원율이 72%를 기록한 반면, 강원도는 57%에 그쳤다"며 "민간 기업인 버스업체들이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기 전에 교통 사각지대를 막기 위한 지자체의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