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검토해볼 만하다

직선제는 색깔 다른 자치단체장과 잦은 마찰
주민들 무관심으로 후보자 누구인지도 몰라
우리의 교육 환경과 현실에 맞는 제도 찾아야

시·도교육감을 어떻게 뽑느냐는 지난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숙제였다. 전국 시·도교육감을 민간 선출방식으로 바꾼 것은 1991년부터다. 처음엔 시·도교육위원회 교육위원들이 호선(互選)으로 뽑았으나 금품수수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1997년 학교운영위원회로 선출 권한을 넘겼다. 그러자 이번엔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커졌다. 그동안 교육계는 교육감과 교육위원의 경우 전문성을 이유로 진입장벽을 세워 교육계 출신끼리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 2006년부터 주민들이 직접 자기 지역의 시·도교육감을 뽑게 된 그동안의 여정은 이랬다.

문제는 시·도교육감 직선의 폐단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교육감후보자들은 국회의원 선거구 10~20개에 해당되는 넓은 지역을 누비지만 정작 상당수 유권자는 후보들의 얼굴조차 모른다. 당선자 실질득표율이 10~20%에 그치기도 했다. 또 시·도교육감 후보자는 당적이 없기 때문에 30억~40억원의 법정 선거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15% 득표를 못 한 사람은 그 비용을 돌려받을 수도 없다. 더 심각한 사안은 교육자치와 정치 중립의 명분 속에서 등장한 시·도교육감 직선제는 극심한 좌우 이념 대결 구도에 얼룩져 이념 색깔이 다른 자치단체장들과 잦은 마찰로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간 이러한 폐단을 목도하면서 러닝메이트제 도입이 흘러나왔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연구원, 강원일보가 지난 13일 춘천 세종호텔에서 개최한 강원특별법 발전과제 정책토론회(일반행정-교육자치 연계 분야 교육감 선출제도)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즉,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에 포함된 ‘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시범도입’ 특례에 대해 많은 의견이 나왔다.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직선제 폐지가 우세하다. 현 제도를 어떻게든 개선해야 한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지난날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결코 서둘러 결정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교육 환경과 현실에 맞는 제도가 무엇인가를 궁리해 찾아 나가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과거와 같은 정부 임명제부터 시·도지사 선거 때 시·도교육감을 러닝메이트로 뽑자는 의견까지 다양하지만 정치권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인지 공론화에 미온적이다. 러닝메이트 제도는 시·도지사와 교육책임자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치단체들은 교육예산을 지원하면서도 교육정책에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 여기에다 교원단체들은 ‘교육 전문성’을 내세워 반대하고 표를 의식한 정치권은 눈치만 살피고 있다. 제안마다 장단점은 있지만 최근 시·도교육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만큼 선출방식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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