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도내 동물방역당국과 농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올겨울 처음으로 지난달 30일 전북 전주시 만경강 중류에서 포획한 야생조류 홍머리오리에서 고병원성 AI(H5N1형)가 확인된 이후 지난 주말에는 전남과 전북, 충남 아산의 오리농장까지 고병원성 AI의 감염이 이어졌다. AI는 한 번 발생하면 확산속도가 빠르다. 또 치사율이 100%에 달하기 때문에 피해가 막심하다. 지난 겨울 전국적으로 11개 시·도에서 75건이 확인돼 660만마리를 살처분했다. 도내에서는 특별방역대책 기간 원주 산란계 가금농장에서 1건, 야생 조류에서 35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AI 바이러스는 축사 내 먼지나 분변에서 5주간 생존할 수 있고, 감염된 가금류의 호흡기나 분변에서 대량 방출돼 인근 농장 등으로 전파될 우려가 크다. 매개체도 차량, 사람, 장비 등부터 야생 철새까지 다양하다. 선제적 방역이 최상의 예방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럼피스킨, AI 등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 4개가 모두 발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사료 값과 인건비 등 경영비 부담은 대폭 늘고 축산물 값은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다. 여기에 방역 비용까지 증가하고 있으니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소 바이러스성 감염병 럼피스킨이 백신접종 완료로 간신히 진정세로 접어들었지만 ASF 확산 우려는 여전하다. 야생 멧돼지 ASF 발생 건수는 2021년 964건에서 지난해 878건, 올해 10월 현재 558건으로 감염이 잦은 지역에서 재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1년 내내 가축전염병에 시달리고 있는 축산농가인 셈이다. 이래서야 앞으로 가축을 키워 안정적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더 이상 가축전염병이 도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민·관의 물샐틈없는 방역이 필요한 때다.
가축전염병에 한 번 뚫리면 농가는 물론 지역사회도 회복하기 힘들 정도의 막대한 피해를 본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방역이다. 방역당국은 ‘가축전염병 발생→살처분’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농가 또한 마찬가지다. 자기 농장과 가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결코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지역 주민들도 방역 활동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지금까지 쏟아부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