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란 수효가 매우 적음을, “손가락 하나 까딱 않는다.”란 아무 일도 안 하고 뻔뻔하게 놀고만 있음을, “한날한시에 난손가락에도 길고 짧은 것이 있다.”란 아무리 같은 환경조건에 있다고 하더라도 조금씩은 서로 차이가 나게 마련임을, “손가락에 장을 지지겠다.”란 상대편이 도저히 할 수가 없을 것이라거나 자기주장이 틀림없다고 장담함을, ‘손가락으로 하늘 찌르기’란 가능성이 전혀 없는 짓임을,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란 혈육은 다 귀하고 소중함을, “독사 아가리에 손가락을 넣는다.”란 매우 위험한 짓임을 빗댄 말이다.
또 “손가락질을 받는다.”란 남에게 얕보이거나 비웃음을 당함을, ‘되는 호박에 손가락질’ 이란 잘되어 가는 남의 일을 시기하여 훼방 놓음을, “하늘 보고 손가락질(주먹질)한다.”란 보잘것없는 사람이 건드려도 꿈쩍도 아니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손가락을 구부려 말아 쥔 손의 뭉치를 주먹이라 한다.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란 분한 일이 있을 때 이치를 따져 처리하기보다는 앞뒤를 헤아리지 아니하고 주먹으로 먼저 해치움을, “주먹이 운다.”란 분한 일이 있어서 치거나 때리고 싶지만 참는다는 말이다.
다섯 개의 손가락 중 맨 안쪽의 것을 무지(拇指) 또는 엄지(thumb)라고 부르고, 다음은 집게손가락(검지, index finger), 가운뎃손가락(중지, middle finger), 반지손가락(환지, ring finger), 맨 바깥의 새끼손가락(소지, little finger)이다. 엄지손가락은 최고, 으뜸이라는 뜻을 가지며 주민등록증에 손가락을 대변하여 손도장을 찍으며, 검지는 무엇을 가리킴에 쓰고, 중지를 치켜들면 멸시와 욕을, 환지는 주로 반지를 끼우며, 소지는 변치 말자는 약속의 손가락 걸기 말고도 꼴찌란 뜻을 표한다. 그리고 보통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엇나가게 비틀어서 딱 소리가 나게 하는 손가락 튕기기(finger-snapping)는 기분이 좋거나 신호를 보낼 적에 그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