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멘트업계가 6%대 가격인상을 확정지으며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의 대치가 마무리 됐지만, 시멘트 가격 추가인상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그리며 물류비를 압박하고 있는 데다 4분기 전기요금 인상, 환경설비 투자 등 생산비 상승요인이 잔존해있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한일·한일현대 시멘트는 지난 5일 수요처인 레미콘사에 1종 벌크시멘트 톤당 가격을 기존보다 7,100원(6.8%) 인상된 11만2,100원에 공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는 지난 7월 제시한 12.8% 인상안보다 인상폭이 줄어든 것으로, 인상가는 다음 달 1일 출고분부터 적용된다. 슬래그 시멘트 가격은 기존 9만5,000원에서 6.8%(6,500원) 오른 10만1,500원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 달 25일에는 쌍용C&E,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회의를 열어 시멘트 공급가를 톤당 11만2,000원으로 7,2000원(6.9%)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슬래그시멘트는 톤당 6,700원 오른 10만2,5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쌍용 C&E가 지난 7월 제시한 14.1% 인상안보다 대폭 낮아진 것이다.
톤당 시멘트 가격은 2021년 7만8,800원에서, 지난해 2월 9만2,400원, 11월 10만5,400원으로 두 차례에 걸쳐 올랐다. 이번에 주요 업체들이 추가 인상을 단행하며 11만원을 돌파, 2년 새 40% 이상 인상률을 기록했다.
■시멘트 가격 자극요인 잔존=문제는 시멘트 가격이 더 오를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우선 시멘트 생산·운반 비용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가 심상치 않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거래일 대비 4.3% 오른 배럴당 86.3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10일에는 85.97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0.47% 하락하며 진정세를 보였으나 잠재적 위험 상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4분기 예고된 전기요금 인상 또한 시멘트 가격을 자극할 만한 요인이다. 한국전력은 최근 kWh당 25.9원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료비 연동제 이후 정부가 올해 인상을 약속한 전기요금은 kWh당 45.3원이고 이를 맞추려면 25.9원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환경설비 투자도 장기적으로 시멘트업계의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시멘트업계는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향후 5년간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 장치 설치를 위해 최대 2조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가격인상 논의는 마무리됐지만 가격인상 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내년에도 시멘트 업계가 높은 수준의 인상폭을 통보하고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 간 가격분쟁이 발생하는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