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공교육 정상화하라” 교사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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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공교육 멈춤의 날''

교육부 징계 경고 속 도내 686명 연·병가 내고 동참
일부 학교 단축·통합 수업 ... 일과 후 추모제도 진행
도교육청 “절실함 공감 ... 교사 피해 최소화에 노력”

서울 서이초교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원지역 교사들이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 여파로 도내 학교 곳곳에서 단축 수업 및 통합·재량수업이 이뤄졌다. 4일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연가 및 병가를 쓴 도내 교사는 총 686명(연가 98명·병가 588명)이었다. 전국 교사들이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이날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연·병가를 활용해 추모제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 참석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도내 연·병가 사용 교사 수는 전체 교사 1만6,956명 가운데 4% 수준이지만 교육부가 이날 연·병가 사용이 ‘위법’이라고 경고하고,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이 긴급 호소문을 통해 자제를 요청한 상황이었음에도 700여명에 달하는 교사가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는 것이 교육계 반응이다.

최근 잇따른 교육활동 침해, 악성 민원으로 교권 침해가 심화되고 있는데다 학부모 악성 민원 의혹으로 교사가 세상을 등지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그동안 쌓여 있던 교단의 분노와 충격이 분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교사들의 연· 병가에 따라 일부 학교가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못했다. A초교의 경우 담임교사 24명 가운데 16명이, B초교에서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10여명이 병가를 썼다. 교사들의 연·병가 사용은 모의고사 등 중요한 입시 일정이 겹친 중·고교보다 초등학교에 좀 더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들이 집단 연·병가를 낸 학교에서는 단축 수업 및 합반, 통합수업, 교장·교감의 대체 수업 등이 진행됐다. 교육당국은 이 같은 교육과정 변경 학교가 얼마나 되는지는 별도로 조사하지 않았다. 학교 일과가 마무리된 오후 5시30분부터는 도교육청 앞에서 ‘서이초 선생님 49재 추모제’와 ‘강원교육 공동체 회복의 날’ 행사가 열렸다.

우려했던 교육 현장의 혼란은 크게 없었지만 교육부가 이날 연·병가 사용 교사에 대한 징계를 예고한 만큼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징계 여부와 관련, “기존 원칙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해 집단 연가나 병가를 사용하는 교원, 이를 승인하는 교장에 대해 최대 파면·해임이 가능하고, 형사 고발까지 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강원도교육청은 “9·4 추모제에 참가하는 교사들의 절실한 마음에 공감한다”며 “추모제가 학교를 넘어 사회 전반의 관심 속에 치러지는 전국적인 상황인 만큼 향후 추이와 교육부의 논의를 지켜본 후 교사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타 시·도교육청과 함께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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