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 연어와 함께 꿈을

김명선 강원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나는 노르웨이 국적의 대서양연어다. 내가 사는 이곳 노르웨이는 연어양식으로는 세계 넘버원이다. 이곳 인간들은 우리 종족을 그냥 바다에서 나서 자라고 죽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거의 사시사철 파도 없이 평온한 바다 위에 가두리 양식장을 만들어 우리를 양식하고 있다. 이 나라에서 연어양식 생산량은 2022년 기준 연간 133만톤으로 전 세계 연어생산량의 53%를 차지하고 있단다.

노르웨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만 달러가 넘는 나라인데 수산업은 석유산업에 이어 제2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이 수산업의 절대적인 위치를 연어양식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인간들은 새로운 양식기법을 도입해 우리 종족을 양식한다고 야단이다. 새먼에벌루션(Salmon Evolution)이라는 업체의 대규모 육상연어양식이 성공하면서 이제 이곳 양식업체들은 육상양식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단다. 바다에서 우리를 양식하면 우리에게 주는 사료나 우리가 싸는 똥오줌으로 바다를 오염시킬 수도 있고 바다이(Sea lice)라는 기생충이 우리를 못살게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도 육상양식이 새롭게 주목받는가 보다. 인간들이 우리를 육상에서 키워 시장으로 내어놓으려면 민물에서 약 1년을 기르고 나서, 취수관을 통해 육상으로 끌어들인 바닷물에서 또 1년 정도를 키운다. 이렇게 커서 5㎏ 정도의 성어가 되면 우리는 인간들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또한 우리 연어는 화장품원료나 약품 원료, 사료 등 쓰임새가 무척 다양해 우리 몸 전체는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얼마 전 노르웨이에서는 세계 최대 양식 박람회인 아쿠아노르(Aqua Nor) 2023이 열렸다. 한국 강원특별자치도에서도 대표단이 왔는데 박람회 참관, 한-노르웨이 연어양식세미나 참석, 연어육상양식 기업 방문 등을 하고 갔다. 강원자치도 양양에서 우리 대서양연어를 육상에서 키우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하면서 벤치마킹하러 왔단다. 동원산업과 새먼에벌루션이 합작사 케이스마트양식(주)을 만들어 양양에서 연간 최대 2만톤까지 연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한다. 2022년 한국에서는 대서양연어 7만6,000톤을 수입했다고 한다.

아무튼 강원자치도 대표단 사람들은 이번 아쿠아노르 박람회에서 기자재, 사료, 백신 등 연어양식의 전후방산업이 매우 광범위한 사실을 확인했고 육상에서 대량으로 연어를 질병 없이 키워낼 수 있는 사실에 매우 감명받은 것 같다.

우리 연어는 한해성 어종인데 강원자치도는 수온이 상대적으로 낮아 한국에서 우리 연어를 키우는 데 가장 알맞은 곳이라고 한다. 강원도에서는 지난 수년간 대서양연어를 실험 양식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걸음마 단계. 그래서 대표단 단장은 어느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강원자치도는 우선 한-노르웨이 합작사 케이스마트양식(주)의 육상연어양식산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국가, 양양군 등 관계기관과 함께 최대한 지원하고자 한다. 아울러 사료·연어가공·기자재 공장 등을 동원산업 연어양식단지 인근에 유치해 산업 간의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하겠다.” 도대표단으로 참여한 여러 기관의 관계자들은 우리를 성공적으로 키워내는 데 모든 열정을 불사르겠다고 한다. 2035년까지 연간 20만톤의 연어를 생산, 강원자치도를 연어양식의 아시아 허브로 만들어 내겠다고 한다. 그들의 다짐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연어인 나조차 자못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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