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찬반 논란에 휩싸였던 아카데미극장 철거 공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극장 보존단체가 거세게 반발, 한동안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원주시는 29일 오전 6시부터 철거 및 경비 업체를 통해 가림막 설치 작업에 나서는 등 극장 철거 공사에 착수했다. 지난 8일 철거를 앞두고 극장 내 기록물을 수거하려던 원주시와 이를 막으려던 보존단체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이하 아친연대)가 충돌한 지 21일 만이다.
이날 역시 철거를 막으려는 아친연대와 원주시가 고용한 경비용역 업체 직원들 간 대치가 2시간가량 이어졌다. 중장비와 작업자들이 투입되자 아친연대는 이를 막아섰고 펜스를 사이에 두고 고성이 오가는 등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경찰도 현장에 급파,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가림막 및 천막 설치로 극장이 봉쇄되면서 대치상황은 다행히 큰 마찰 없이 종료됐다. 이후 아친연대는 극장 도로 건너편에서 텐트 농성을 이어가는 한편 원주시청을 항의 방문해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원주시는 아친연대의 요구를 수용, 조만간 원주시장 면담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철거 공사는 다음달 말까지 예정대로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극장 내 기록물은 옛 미군기지인 캠프롱에 임시 보관 후 분류 작업 등을 거쳐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공사 중 아친연대와의 충돌을 막고 시민 안전을 위해 가벽을 설치를 하고 있다"며 "절차상 하자가 없는 만큼 신속히 철거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아친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원주시장은 극장 문제에서만큼은 대화와 숙의가 아닌 폭력적 행정을 고수해왔다"며 "문화재청 직권지정을 위한 조사에 협조하고 시정토론을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