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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강원] 속초 대표 명소 새마을 … 곳곳에 숨겨진 특별한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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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에서 바라본 새마을 전경
1968년 해일로 인한 청호동 피해를 담은 사진
해일 피해주민을 위해 건립된 조양동 재해주택(1968년 12월 28일 입주)

속초 조양동 '새마을'은 해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이 모여 새로 마을을 만들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1968년 10월 24일 속초에 들이닥친 해일(까치너울)은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해일은 수많은 사람의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해안가 마을인 청호동과 동명동은 순식간에 가옥 200여 동이 전파, 300여 동이 반파돼 1,000여 가구가 물에 잠겼고, 1만여 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그 해 해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조양동 일대에 825동의 재해주택이 준공됐다. 추운 겨울날인 12월 28일 첫 입주를 하면서 속초해수욕장 남서쪽에 자리 잡은 ‘새마을’이 탄생했다.

새마을 골목길
새마을 골목길
새마을 골목길

1968년 해일의 아픔을 안고 바닷가 옆 허허벌판에서 처음부터 다시 삶을 일궈내야 했던 그 세대들은 어느덧 희끗희끗해진 머리와 늘어가는 주름을 안고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치열한 삶 속의 한 줄기 희망으로 키워냈던 자식들은 어느새 새로운 인생을 만들고 또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 떠났다. 조양동 새마을은 이재민의 흔적 그대로인 197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만 할 것 같은 낮은 천장, 두 명이 나란히 걸어가기 위태한 좁은 골목, 그 골목이 주방이고, 거실이고, 만남의 장소다. 세월을 잊는 듯 담벼락 위에 늘어져 낮잠을 자는 고양이, 옹기종기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어르신들, 옥상에 널린 빨래까지, 어디 하나 정겹지 않은 곳이 없다.

그렇게 조용했던 마을에 작은 용기와 발걸음으로 젊은 이방인들이 예전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새마을에 스며들어서 또 하나의 새마을을 만들고 있다. 조용히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새마을. 아픈 역사의 정체된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지켜내고 있는 그 시간 위에 젊은 개성과 감성, 열정을 녹여 독특한 매력의 새마을에 사람들이 환호하고 즐기며 찾고 있다. 새마을은 흔한 듯한 그 지명과 달리 속초고속버스터미널, 속초해수욕장, 외옹치항, 바다향기로, 대포항 등 주요 관광지와 근접해 있다.

외옹치 금계국 꽃밭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사이에 있는 독특한 분위기는 화려함 속에 숨겨진 보석 같은 존재로 젊은 세대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빼곡한 아파트 행렬과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고층 빌딩 숲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지붕도 담벼락도 낮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람 냄새 나는 서정적인 풍경의 새마을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이 골목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저 골목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옛 정취 그대로의 모습은 기성세대들에게는 어린 시절 동네에서 뛰어놀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또 다른 색다름을 선사한다.

새마을에 설치된 68까치너울(해일) 기념조형물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일자로 쭉 뻗은 골목길에 접어들면 각각의 삶이 내뿜는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마을을 이루며 여행자의 상상력을 키운다. 새마을은 첫발을 내딛는 입구부터 핫플레이스로 시작한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긴 줄을 세우는 핫한 젤라또샵, 그 옆 골목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함흥식 냉면집, 오래된 동네 구멍가게와 세탁소, 곳곳에 숨어 있는 이색 맛집과 어딘지 찾기도 힘든 골목 한구석에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샵과 젊은 감성의 게스트하우스 등 특별한 감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고 있다. 언제부터라고 특정할 수는 없지만 주말이나 휴일이면 계절에 상관없이 새마을에는 젊은 물결로 가득하다.

새마을은 이제 이재민의 아픔이 있었던 곳이라는 것조차 잊게 만드는 조용하지만 큰 변화를 맞이하며 오랜 시간을 버텨온 치열했던 삶의 터전 위에 왁자지껄 마음껏 감정을 표출하는 젊은 활력이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외옹치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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