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첨단 기술 경쟁 시대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는다. 세계 각국은 반도체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윤석열 정부도 국무회의와 신년사를 통해 반도체 교육 및 반도체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2031년까지 향후 10년간 반도체 산업 인력에 대한 수요가 12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고, 총 15만명의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 역시 이를 위한 마이스터고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강원특별자치도는 2031년까지 반도체 전문인력 1만명 양성을 위한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기본방향’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수도권 대비 부족한 인프라 및 산업체 현황을 고려했을 때 강원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반도체 인재 양성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러한 밑바탕에는 고등학교부터 반도체 인재 양성 기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즉, 고교와 대학 및 기업의 연계를 통한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이 가장 중요한 정책 현안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상황은 어떠한가? 올 1월 도청-교육청-반도체 공유대학 간 ‘강원형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 것 외에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다. 교육청 역시 직업계고 재구조화와 학과 개편 사업을 진행했으나, 소수의 학급 수 증설에만 그치고 있으며, 이마저도 춘천, 원주, 강릉 같은 도시만 지원하고 있다. 국제적인 흐름과 정부 기조,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교육청의 학급 수 증설과 학과 개편 사업만으로 반도체 인력 수요에 따른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청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고심해야 할 때다.
필자는 지역의 균등 발전 차원에서 삼척에 있는 도계전산정보고등학교를 반도체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다고 여겨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제32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이에 대해 언급했다.
반도체 마이스터고로 도계전산정보고를 전환했을 때 이점으로는 첫째, 전산을 베이스로 하는 학과가 있어 전환에 용이하다는 점이다. 전산과 반도체는 학문적 유사성이 높기 때문에 타 학과에 비해 전환이 수월할 것이다.
둘째, 인근 대학과의 유기적인 연계가 가능하다. 차로 30분 거리에 강원형 반도체 공유대학인 강원대 삼척캠퍼스가 있다. 삼척캠퍼스에는 반도체 관련 유사 학과가 있어 긴밀한 연계 협력이 가능, 고교와 대학 상호 간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또 서로의 교육자원을 공유하고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고교학점제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선견지명의 자세로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며, 삼척시와 도교육청은 반도체 마이스터고 전환을 위한 계획을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움직여야 할 것이다. 도교육청은 미래를 위한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미래 먹거리는 강원자치도 전체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야 하며, 편의주의식으로 춘천, 원주, 강릉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 끝으로 반도체 인재 양성이 강원자치도의 미래 세대를 위한 100년 사업임을 다시 한번 인지하고, 삼척의 도계전산정보고를 반도체 인재 양성의 신(新)거점 기지로 조성해 줄 것을 당부하는 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