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극장에는 조금은 부끄럽고 어쩐지 소중한 나만 아는 마음에게 바치는 영화 ‘비밀의 언덕’과 2주 연속 핀란드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한 영화 ‘디어 마이 러브’가 기다리고 있다. 또 2023 부산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된 ‘블레이즈’까지 세 편을 소개한다.
■비밀의 언덕=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하고 예민한 12살 소녀 ‘명은’은 글쓰기를 통해 자신과 가족에 대해 알아 가며 성장한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소녀 명은은 남들에게 평범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란 아이로 보이길 원한다. 이에 점점 거짓말을 해 가며 자신의 자아를 부풀린다. 실제 명은의 부모는 그가 반장이 되고 글쓰기 대회에 나가 수상까지 했음에도 시장에서 젓갈 장사를 하며 그저 돈에 인색한 모습만을 보인다. 명은은 자신이 생각하는 부모의 기준과 실제 자신의 부모가 보여주는 모습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명은의 반으로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표현하는 ‘혜진’이 전학을 오게 되고, 명은은 혜진의 당찬 모습에 용기를 얻게 된다.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가족의 모습이 아닌 마음 깊은 곳에 묻어뒀던 생각을 글로 써 글쓰기 대회에 제출한다. 전체 관람가. 122분.
■블레이즈=영화는 데이트 폭력으로 1주일에 평균 한 명의 여성이 살해당한다는 라디오 뉴스에 입각해 만들어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끔찍한 범죄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12세 소녀 ‘블레이즈’의 불꽃처럼 빛나는 성장기를 만나본다. 블레이즈는 현장 목격 후, 정신적 충격과 함께 현실을 피해 자신만이 만들어낸 상상의 세계로 숨어 버린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해 온 자신의 상상 친구인 반짝이는 마법의 드래곤 ‘제피’가 있는 세계에서 현실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키며 애써 상처를 잊으려고 노력하지만 유년기의 끝이 다가오면서 제피와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두려움에 맞서 당당히 자신의 삶을 위해 용기를 내는 블레이즈의 모습이 관객에게 감동과 함께 깊은 여운을 안긴다. 15세 관람가. 101분.
■디어 마이 러브=아일랜드의 바닷가 마을, 은퇴하고 홀로 사는 아버지를 위해 딸 ‘그레이스’는 아버지의 집에 가사도우미 ‘애니’를 보낸다. 처음에는 애니의 존재 자체를 거부했던 ‘하워드’는 자식들이 내다 버린 선장 제복을 깨끗하게 세탁해 놓은 애니를 통해 그간 잊고 지냈던 자부심과 삶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에 애니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그는 애니가 일하는 식당을 찾아 진심으로 사과를 건넨다. 이후 애니가 오는 시간이면 버선발로 나가 그를 마중하고, 그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하워드. 사랑이란 감정에 무뎌졌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서로를 통해 삶도 사랑도 모두 처음인 것처럼 급속도로 서로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그런 둘의 관계를 인정할 수 없는 딸은 애니에게 제발 아버지의 곁을 떠나 달라고 부탁하며, 딸은 아버지를 요양원 대기 명단에 올려뒀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미 하워드는 자신의 삶으로 들어온 애니와 헤어질 수 없다. 인생의 막바지에 찾아온 이들의 사랑,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전체 관람가. 103분.
김민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