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맞이를 준비하는 5월의 풍광들이 다채롭다. 착한 날씨에 파도마저 얌전해진 동해 어달해변에 떠오르는 일출은 한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해발 1567m의 태백산 정상은 늦은 봄소식에 이제야 철쭉이 한창인 반면 인제 내린천의 시원한 강줄기에는 카약과 레프팅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여 벌써 여름이 한창이다. 여름이 다가오면 그 이름부터 아름다운 양귀비가 꽃을 피운다. 기본적으로 마약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는 국내에서 재배가 금지되지만 마약성분이 없는 개양귀비 등 일부 품종은 관상용으로 재배가 가능해 어떤 지역에서는 양귀비축제를 벌이기도 한다. 홍천의 칡소폭포에는 산란시기를 맞은 열목어들이 폭포의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오르며 장관을 연출한다. 도심의 불빛이 사라진 한계령의 밤은 빌딩숲의 야경보다 아름다운 은하수가 장관을 이룬다. 은하수는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5월에서 6월이 관측하기에 적당하다. 따뜻한 남쪽나라로 월동을 위해 떠나던 민댕기물떼새는 길을 잃은 것인지 본래 다니던 해안길이 아닌 내륙의 춘천에 등장해 눈길을 끈다.
박승선기자 lyano@kwnews.co.kr 입력 : 2023-06-08 00:00:00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