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산불 예방은 관심에서 시작

박유식 양구부군수

아카시아 꽃이 피면 산불 위험이 사라진다는 옛 선배님들의 말씀이 마음에 와닿는 요즘이다. 그래서 나뭇가지에 물기운이 가득 차오르는 5월의 푸르른 신록을 더욱 감사하게 마주하게 된다.

산불 예방에 사활을 걸었던 지난 몇 개월은 걱정과 중압감의 연속이었다. 양구는 대형 산불이 없던 지역이었으나 지난해 4월 발생한 대형 산불을 계기로 이제는 산불 안전지대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강원도의 80%가 산림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산사태와 산불 등 산림 재난 발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중 매년 봄철 발생하는 대형 산불은 어느새 도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가 되어 버렸다. 최근에는 도심 인근에서 발생하는 산불로 인해 피해가 더욱 커지는 등 사회재난화되어 가고 있다.

과연 반복되는 대형 산불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인가? 올해 강릉시 난곡동의 대형 산불을 보면서 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다. 강풍의 영향으로 산불 초기 진화를 위한 전문진화헬기 이륙이 불가능한 상황, 진화차량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좁은 진입도로, 인력 진화가 어려운 불길, 강풍을 따라 순식간에 수백m씩 날아다니는 불씨로 인해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는 산불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최소화할 수는 있을 것이다. 사전 예방과 감시활동을 물론 신속한 진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철저한 예방활동에도 불구하고 산불이 발생했다면 즉시 진화하는 초동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불 발생 시 신고와 유기적인 전달체계가 작동되어야 신속한 출동과 진화가 가능하다. 주민들도 스스로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산불 조심을 일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꼭 명심해야 할 네 가지를 당부 드린다.

첫째, 산행을 하시는 분들은 화기나 인화물을 절대 소지하지 말고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는 등 건전한 산행문화 정착에 힘써주시기 바란다. 둘째, 산림 인접지에서는 논밭두렁 및 영농부산물, 생활쓰레기 등을 절대 소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화목보일러 사용 농가에서는 보일러의 주기적인 관리와 연통 주변 인화물 사전 제거, 재처리 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불을 목격하면 해당 시·군 산림부서 또는 소방관서에 정확한 위치를 알리는 등 신속한 신고를 통해 초동진화가 이뤄지도록 해야겠다.

산불 발생 원인의 대부분은 사람들의 과실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산불 발생과 피해를 줄이려면 ‘사람’이 산불 예방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되고, 우리 생활 속에서 꾸준하게 실천하면 산불 예방이 가능하다.

흔히들 ‘자연은 후대 세대들에게서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고들 한다. 아껴 쓰고 고이 물려주어야 할 자연을 파괴시키는 것은 결국 인간 자신을 파괴하는 것으로 후대 세대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행위다.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미래 세대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을 담아 산불로 폐허가 된 자리에 다시 희망의 나무를 심고 가꿔 나가고 있다. 산불은 우리의 방심과 부주의에서 발생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산불 예방은 선택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의무임을 자각하면서 적극적인 실천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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