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팬데믹 끝났지만 아직도 서민·자영업자는 ‘위기’

한은 강원본부 도내 600가구 조사 결과
저축 어려워 부채 개선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연체율 상승 우려, 선제적 대응 강구해야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지만 강원도 내 자영업자와 서민의 고통이 지속되고 있어 대책이 절실하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춘천, 원주, 강릉, 동해, 삼척, 속초, 태백지역의 6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7.7로 전월 95.8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전국 평균(98)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가계수입전망CSI(97)는 여전히 소비지출전망CSI(111)보다 긍정적이지 않다. 또 가계저축CSI는 90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고, 가계저축전망CSI는 92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가계부채CSI(100), 가계부채전망CSI(98)도 전월 수준을 유지해 가계저축 및 부채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강원도 내 소상공인의 대출보증사고율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가계·기업의 대출 상환 여력이 급감했다는 의미다. 강원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올 3월 보증사고율은 3.49%로 집계됐다. 2022년 3월 1.05%에 비해 3배 이상 급등했다. 사고금액은 지난해 3월 68억원에서 올 3월 212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고, 대위변제율도 올 3월 2.76%로 1년 전 같은 기간 0.95%에 비해 큰 폭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3월 36억원이었던 대위변제금액은 올 3월 119억원으로 치솟았다. 보증사고와 대위변제가 늘어나면 운용 여력이 떨어져 보증 지원 축소 등으로 이어지면 지역경제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가 시행한 대출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9월이 다가오면서 대규모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은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 통계를 보면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85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9조원 줄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 등에서 받은 대출에 신용카드 사용액까지 합친 것으로 가계의 실질적 부채 총액이다. 2020~2021년 분기마다 30조원 이상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가계신용 감소세는 그 자체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져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는 많아지고 있다. 올 4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0%로 전달보다 0.032%포인트 올랐다. 이제 간신히 한숨을 돌린 상태다. 그러나 지역경제를 짓누르는 대내외 여건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경기가 갑자기 나아지지 않는 한 가계·기업의 부실은 더 늘어날 것이다. 이 때문에 도민들은 현재의 경기 침체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인식하며 공포에 떨고 있다. 소득 감소로 임금 주기가 힘들어지자 종업원을 해고하고, 비싼 이자의 빚까지 내 사업을 끌고 나가다가 결국 더 버티지 못할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와 금융권은 연체율 상승 등이 민생 전반의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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