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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때 이른 더위’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며 때 이른 한여름 더위가 시작됐다. 올해는 8년 만의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다. 2015년 말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는 슈퍼 엘니뇨의 여파로 2016년 우리나라는 연평균 기온이 평년(12.5도)보다 1.1도 높은 13.6도로 나타나 역대 최고 더운 해로 기록됐다. 이는 전국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최고치였다. 벌써 여름 나기가 걱정이다. ▼날씨가 초여름을 방불케 하면서 냉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카페와 식당은 물론 가정에서도 에어컨을 가동한다. 하지만 이미 전기요금까지 올라서 올여름 냉방비는 소상공인과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전기요금은 올 1월 1킬로와트시(㎾h)당 13.1원(약 9.5%) 급등한 데 이어 지난 16일 8원(5.3%)이 추가 인상됐다. 전기 소비효율 개선과 절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올여름이다. ▼우리만 더운 것은 아니다. 동남아시아 곳곳도 최근 폭염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싱가포르는 40년 만에 제일 더운 날을 경신했다. 베트남은 이달 초 44.2도까지 올라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 치웠다. 중국 베이징에선 17년 만에 가장 빠른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스페인은 이미 4월부터 40도를 넘는 폭염이 시작돼 영토의 27%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북서부도 최근 이상 고온이 이어지면서 시애틀은 50년 만에 가장 더운 5월을 맞았다. 국제기상학계는 슈퍼 엘리뇨 영향으로 때아닌 폭염과 폭우 등 이상 기후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3년엔 프랑스와 스페인 등지에서 무려 3만5,000명이 폭염으로 숨지는 대재앙을 겪었다. 폭염은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호흡기 질병을 앓는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수백명이 폭염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사망한다. 폭염은 홍수나 태풍보다도 더 무서운 재해인 셈이다. 우리 모두 피해가 없도록 지금부터 철저히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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