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단오제의 핵심 공연인 관노가면극에는 주인공인 양반광대와 소매각시 외에 장자마리 2명, 시시딱딱이 2명이 등장한다. 그중 ‘장자마리’는 포대 자루 같은 까만 옷을 전신에 뒤집어쓴 요괴다. 극 중 가장 먼저 나와 놀이판을 여는 역할을 한다. 얼굴은 남자의 상투 모양, 옷 속에는 둥근 대나무 틀을 넣어 항아리 같은 몸매를 갖고 있으며, 표면에는 해초와 곡식이 매달려 있다.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불룩한 배를 내밀면서 공연장을 빙빙 돌아다닌다. 뚱뚱한 몸으로 뒤뚱거리며 서로 손뼉을 마주치다 넘어지기도 하는 등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관중을 즐겁게 하는 역할이다. ▼관노가면극의 빛나는 조연 장자마리가 올 6월3일 개막하는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는 마스코트가 돼 주인공 역할을 맡는다. 강릉시와 도체육회는 올해 도민체전을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의 의미를 담아 성대하게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5일간의 체전이 끝나면 6월18일부터 ‘단오, 보우하사’를 주제로 한 천년의 축제 강릉단오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신주’를 빚기 위한 신주미 봉정·단오등 접수가 이번 주 시작돼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월화교 분수 조명시설이 설치됐고, 30주년을 맞은 강릉사투리 경연대회를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또 올 7월에는 세계 34개국에서 참가하는 강릉세계합창대회가 열리고, 본격 피서철인 관광 성수기로 이어진다. ▼4월11일 발생한 강릉 경포 일대 산불은 수백명의 이재민과 관광지 훼손이라는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강릉시는 산불 피해 복구와 함께 관광 활성화를 통한 빠른 일상 회복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강릉 방문의 달(5~6월)을 지정해 운영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가자 강릉으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요괴치고는 귀여운 모습을 가진 장자마리가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즐거움을 주고 풍어와 풍년을 기원하듯이 국제적 관광도시 강릉을 이끄는 시작의 메신저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