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의 얽힌 실타래를 잘 풀어 관객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젊은 문화예술인이 있다. 지난해 강원대 영상문화학과를 졸업하고 춘천으로 본거지를 옮겨 눈을 빛내며 창작활동에 매진 중인 이유진(24) 감독이다.
이미 단편 영화 세 작품을 찍은 그는 현재 영화 편집과 함께 극영화 공부, 시나리오 집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감독은 학교에 진학할 때만 해도 영화 감독을 꿈꾼 것은 아니었단다. 대학생 시절 강원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 감독들을 만났던 것이 본격적으로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꼽는다.
그는 “영상 자체를 공부하기 위해서 학교에 왔는데, 학과생이 주축이 된 동아리 도프를 통해 영화 제작 과정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강원영상위원회 지원으로 장우진 감독님을 만나는 기회가 있었고 전문적으로 영화를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 강원독립영화협회를 통해서 강원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인들을 만나며 꿈을 구체적으로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2018년 도프 활동을 통해 ‘호근이는 왜 돋보기를 들었나’를 연출했고 영화를 본격적으로 배운 후 2019년 ‘그냥 그런 게 있어’ 메가폰을 잡았다. 2020년에는 ‘내 생애 첫’ 을 찍었고, 현재는 가족사를 담은 ‘긍정왕 이동교’를 편집하고 있다. 어린 시절 백혈병을 앓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10년이 지나고서, 아버지가 자살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감독은 “솔직하고 꾸며내지 않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개인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인간을 탐구하고 또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다. 앞으로도 제 작품이,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고 또 위로를 얻으면서 관객들 개인의 문제 해결에 실마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강원독립영화협회(이하 협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춘천에서의 활동을 결심하게 된 이유로, 함께 일하고 있는 강원지역 영화인들의 힘이 컸다고 했다.
그는 “협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영화감독님들이 수평적인 관계에서 저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고 또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시려고 애써주셨다. 춘천뿐 아니라 원주, 강릉 등 지역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그 마음들이 감사하고 그런 관계의 힘이 제가 지역에 남아있게 된 이유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에서 영화를 한다는 것이 장비나 인력 문제 등 어려움이 많다. 수도권의 교육 상황과 비교해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협회 소속 감독님들의 작품이 영화제에 출품되는 성과를 거두거나 시민들이 지역에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아주는 것들이 제게는 큰 힘”이라며 “올해 햇수로만 4년째 끌고 가고 있는 제 작품의 완성과 함께 지역 영화인들의 성장도 함께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