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금리 0.25% 인상, 가계·기업 부실로 이어져선 안 돼

한은 24일 기준금리 3.0%에서 3.25%로 올려
내년 3.5~3.75% 가능성 여전히 남아 있어
가계 대출 금리 부담 해소할 금융대책 필요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열린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3.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6개월 연속 5%대 이상의 고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한은은 올 들어 4월, 5월, 7월, 8월, 10월에 이어 이달까지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연 3.25%가 된 것은 2012년 6월(연 3.25%) 이후 10년5개월 만이다. 그나마 다행은 역대 세 번째 빅 스텝은 피했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빅 스텝을 밟으면 빠른 금리 인상의 후폭풍으로 자금시장에 ‘돈맥경화’ 현상이 벌어지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한은은 코로나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대 최저 금리인 연 0.5%를 2020년 5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유지했다. 저금리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과열돼 가계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 금리를 올려 연 1%로 끌어올렸다. 올 들어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자 모두 일곱 차례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점을 찍고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자 전문가들은 급격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자금시장 경색을 악화시켜 거시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불안감도 최종 금리가 가까워졌다는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기의 최종 금리를 상당수 전문가가 연 3.5~3.75%로 전망, 내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연준은 올 12월13~14일에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다. 또 금리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이 경우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진다는 점은 한은에는 부담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연 3.75~4%이므로 한미 간 금리 격차는 0.5~0.75%포인트다. 1%포인트가 넘는 금리 격차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기준금리를 아홉 차례, 총 2.75%포인트 인상했다. 2012년 이후 10년 만에 금리 수준이 가장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연내 최대 9%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8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7.77%,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13%로 집계됐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6일 기준 8.154%까지 치솟았다. 금리 인상으로 이른바 ‘영끌족’, ‘빚투족’들은 대출 금리가 또다시 올라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집을 팔아도 빌린 대출을 모두 갚지 못하는 금융부채 고위험군의 대출잔액만 2021년 말 현재 38만1,000가구, 69조4,000억원에 이른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해소할 수 있는 재정 금융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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