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시민과 함께한 태백산 천제

최명식 태백문화원장

시민 100여명이 10월 3일 하늘이 열린 날 개천절 1,567m 민족의 영산 태백산을 오른다. 그 옛날 신라시대 복장을 갖추어 입고 4㎞ 2시간 거리를 단체로 오르는 것이다. 태백산 천제 봉행에 함께 하기 위해서다. 인터넷과 방문을 통한 자율신청에 의한 시민참여다. 빨간 복장의 의례복을 입은 참가자들은 “가슴은 요동치고, 마음이 뛴다” 등 출발선상에 임한 각자의 심정이 평소와는 크게 차이 남을 토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천제행렬이 처음이고 그 처음에 참가하는 남다른 의미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1884년 전 신라인 들이 올랐을 그 시대의 행렬 속으로 오르는데, 타임머신을 탄 듯이 신라역사 속으로 들어가는데 마음가짐을 한번쯤 다잡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이지만 말이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이날 이 시간 이 자리에 참가하였다면 다 같은 감정일 것이다. 태백문화원에서는 올해부터 천제봉행을 시민과 함께하고자 계획하고 태백시민들로부터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처음 시도하는 점에서 순수 태백시민들로 구성하고자 홍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라도와 경상도 심지어 프랑스와 미국 등 외국인 2명을 포함해 100여명이 신청을 했다.

의도치 않게 처음 시작부터 전국화, 세계화가 된 시민행렬이었다. 참여자는 중학생에서부터 칠순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남녀 다양하게 분포하였다. 이와 같이 태백산 천제에 처음으로 시민이 함께한 것이다. 태백문화원에서 1987년부터 천제를 봉행한 이래 무려 35년만의 일이다. 처음 시도한 시민행렬에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태백문화원의 예견과 같이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태백산 천제를 시민과 함께하면 더 발전적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실행에 옮기는데 망설임은 없었다.

태백은 신라 천년시대 신라의 영역이었다. 태백산은 당시 오악 중 북악으로 명명되기도 하였다. 이 북악에 서기 138년 일성왕이 국태민안 등을 기원하는 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역사서에 남아있다. 이처럼 태백산천제는 신라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가차원이든 개인 차원이든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이를 토대로 태백문화원에서는 35년째 천제를 지내오고 있다. 이 천제를 시민과 함께한 것이다. 태백문화원은 올해 처음 시행한 태백산천제의 시민행렬 인원을 올해보다 50명 많은 150명으로 점진적 늘리고, 홍익인간(弘益人間), 국태민안(國泰民安), 우순풍조(雨順風調), 국운융성(國運隆盛), 인류공영 (人類共榮)등을 기원하는 천제의 성격에 부합하게 행렬모집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명실공히 국민이 참여하는 천제봉행을 위해서다.

이제 태백산 천제는 전국에서 참가하는 뜻있는 시민행렬이 4㎞ 태백산을 오르는 장엄함과 천제단에서 천제를 함께 봉행하는 숭고함이 가미된 천제로 진화하고 있다. 그 천제를 올리는 천제단은 국가민속문화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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