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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강원특별자치도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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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무학대사에게 도읍지로 적합한 곳을 찾아보라고 명을 내렸다. 무학대사가 지형을 살펴보고 다니던 중 한 노인이 “십 리를 더 가면 도읍지가 있다”고 말했다. 인왕산과 북악산을 뒤로한 벌판을 궁궐터로 정했다. 그 당시 무학대사가 노인의 말을 들은 곳에서 십 리를 더 갔다고 해서 ‘왕십리’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무학대사가 터를 잡은 곳에 경복궁이 창건됐다. 유홍준 교수에 따르면 정도전이 설계한 경복궁은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의 가치가 담겨 있다. 조선 궁궐의 특징을 나타내는 말로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김부식이 백제본기에서 온조왕 재위 기간 지어진 궁궐을 표현한 말이라고 한다.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에서 “궁궐이 사치스러우면 반드시 백성을 수고롭게 하고 재정을 손상시키며, 누추하면 조정의 존엄을 보여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궁궐 건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강원도청사 이전부지를 결정할 ‘신청사 건립부지선정위원회’가 후보지역 선정을 위한 용역이 끝나는 10월부터 이전부지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와 검증에 나선다. 연말까지는 최종 신축부지를 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문순 전 지사가 올해 초 새로운 도청사를 캠프페이지로 이전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제시한 사업비가 3,089억원이다. 신축부지가 어디로 결정되든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특히 새로운 도청사는 강원특별자치도청사가 될 것이다. 규제를 걷어낸 자리에 첨단산업이 새롭게 성장하고, 청정 관광산업이 활짝 꽃피우는 미래의 강원도가 그곳에서 설계되고 현실로 만들어질 것이다. 무학대사가 궁궐터를 찾아다니고 정도전이 성리학에 근거해 경복궁을 창건한 이유는 경복궁 건축의 핵심인 근정전에 있다. 근정은 ‘천하의 일을 부지런히 하여 잘 다스린다’는 의미다. 도청사 부지 선정은 신중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새 청사에 ‘근정’의 가치와 ‘중용’의 미(美)를 담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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