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동지역은 태백산맥에서 해안선까지의 거리가 짧은 반면 고도 차이가 커서 서해안이나 남해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천 유출량이 크다. 지하수 또한 하천수와 마찬가지로 태백산맥 산지에서 함양된 후 대수층을 통해 해안지역으로 이동하여 바다로 빠르게 유출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해안지역에서 지하수를 통해 바다로 빠져나가는 유출량은 연간 강수 총량의 0.1∼10%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지형적으로 경사가 완만한 서해안에서 연간 강수량의 1% 이하의 지하수가 바다로 유출되는 반면 동해안은 급한 지형 경사로 인하여 11∼44%로 서해안에 비해 유출 비율이 매우 높다.
최근 기후위기 심화에 따른 가뭄 발생 빈도가 증가됨에 따라 영동지역의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부족 문제가 일상화되고 있다. 2015년과 2017년 겨울철의 영동지역 무강수 지속일수는 각각 79일과 104일로, 평년에 비해 약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와 같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기간의 가뭄으로 속초시에서는 1995년 이후 최근까지 8번의 제한급수 조치를 시행하였다. 또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1998년 쌍천 하류부에 지하댐을 설치하여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가뭄 발생 빈도와 함께 지속적으로 용수 수요량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 2단계 지하댐을 건설하여 이 지역의 고질적인 용수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지하댐은 지하수가 흐르는 대수층 하류 지하에 설치하는 인공 벽이다. 이로부터 지하수위가 상승되면 집수정을 이용해 추가로 확보된 지하수를 취수한다. 따라서 지하수의 해안 유출량이 전체 강수량의 최대 44%를 차지하는 영동지역에 적합한 시설이다. 또한 쌍천 지하댐의 사례와 같이 해안지역 대수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해수침투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농업용수 공급의 주요 시설인 저수지는 상류부의 유역면적이 클수록 효율적이다. 그러나 영동지방은 지형 경사가 매우 커 유역면적이 작다. 또한 수몰면적의 대부분이 국립공원 내 생태자연도 1등급에 해당됨에 따라 저수지 건설이 어렵다. 이에 반해 해안 평야부는 하천유역을 중심으로 대부분 모래와 자갈이 두껍게 발달하여 지하수 확보에 유리하다. 따라서 영동지역 수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지하댐의 건설은 추가 수자원의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
필자를 포함한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농업용수 공급량 중 지하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대표적 농업용 지하댐인 옥성지하댐은 공주지역에서 연간 44.8%로 지하수 평균 공급 비율보다 약 4.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농업용 저수지 건설이 어려운 영동지역에서 해안 유출 지하수 확보가 가능한 지하댐 건설은, 증발로 인한 물 손실 최소화와 함께 수몰 면적 없는 환경 친화적 시설 확보 측면에서 유용한 대안이다.
특히 연중 수온과 수질이 일정한 청정 지하수 확보가 가능함에 따라 영동지역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팜 시설에 대한 냉난방 에너지 공급 등 고부가가치의 시설농업에 활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