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유력 후보로 거론돼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총리를 맡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30일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인수위원장으로 다음 정부에 대한 청사진과 좋은 그림의 방향을 그려드린 다음에 직접 내각에 참여하지 않는 게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담을 더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당선인께 본인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드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아마도 고민을 하시는 것 같아서, 먼저 저한테 물어보기 전에 제가 먼저 제 의사를 밝히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단둘이 만나 총리를 맡지 않고 인수위 업무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에게 총리 후보자를 추천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제가 직접 총리를 맡기보다는 오히려 당선자께서 뜻을 펼칠 수 있게, 본인이 정말 국정 운영 방향에 맞는 좋은 분을 찾으시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선 안 위원장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지난 대선까지 연이어 치르면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당의 지지 기반을 넓히는 그런 일들, 또 정권이 안정될 수 있는 일들에 제가 공헌할 바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역할론을 자임했다.
구체적인 계획을 묻자 "여러 가지로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국민 옆에 다가가서 민생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중정당의 모습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지난 5년 집권하며 국민들께 많은 실망을 안겼고,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예전의 일부 기득권을 옹호하는 그런 정당으로 인식돼 있다"고 비판한 뒤 "그런 인식뿐 아니라 행동까지도 바꾸는 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충전한 뒤 당권에 도전하거나 경기지사에 출마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안 위원장은 "우선 지방선거에 대한 생각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당권이라는 게 이준석 대표 임기가 내년까지이니 지금 당장 그 생각을 하고 있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 임기가 끝나면 도전한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1년 뒤면 한참 뒤다. 그리고 그동안에 여러가지 많은 일들 생길 것 아닌가"라며 "그건 그 부근에 가서 판단할 생각이다. 원래 정치에서 그런 일들은 장기계획을 세운다고 그대로 되진 않는다"며 여지를 뒀다.
지방선거엔 출마하지 않더라도 당에서 선대위원장 등을 맡아 선거를 이끌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당의 선대위원장 (인사)는 당 대표의 결심이고 당 대표의 몫이다. 인사권자가 판단할 몫이지 제가 하겠다고 손들어서 되는 일은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안 위원장은 "당 개혁의 가장 큰힘은 바로 국민"이라며 "현재 민심이 양쪽 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굉장히 큰 상황이라는 게 객관적 사실이다. 이런 부분을 붉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런 일을 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앞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4월 3일 총리 후보를 발표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어제 안철수 인수위원장 뜻이 전해졌고, 본격적인 총리 인선도 지금부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최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으로부터 총리 후보군을 보고받고, 이 중 5배수가량을 추려 인사 검증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선인 핵심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새 정부의 경제·안보 원팀을 이끌 연륜과 경험, 전문성이 있는 분을 지명할 것"이라며 "인선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라고 했다.
초대 총리 후보는 이르면 내주초 공개될 전망이다.
이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