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1세를 대상으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3일 한국화이자제약의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 0.1㎎/㎖(5∼11세용)'의 품목허가를 했다고 밝혔다.
소아용 코로나19 백신 허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허가 후 임상시험 최종결과보고서 등을 제출하는 게 조건이다.
이 제품은 5∼11세의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미국 화이자사가 별도로 개발해 생산하는 백신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이 지난해 12월 1일 식약처에 사전검토를 신청했고, 이달 4일 수입품목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는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5∼11세용 코미나티주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허가한 백신이 미국, 유럽연합, 영국, 스위스, 호주, 캐나다 등 62개국에서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 등을 받아 5∼11세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접종에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출된 자료는 미국 핀란드 폴란드 스페인 등 4개국에서 5∼11세 어린이 3천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다.
5∼11세 어린이 3천109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접종 후 이상사례는 주사 부위 통증이나 발적, 피로, 근육통 등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다.
증상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 사망이나 심근염 등은 나타나지 않았고 약물과 관련한 중대한 이상반응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접종 후 중화항체가 비율과 혈청반응률 등 면역반응도 효과를 입증했고, 백신 접종에 따른 예방효과는 90.7%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5∼11세용 코미나티주를 허가하되 접종 후 이상사례를 철저히 관찰하고 기존 제품과 바이알의 라벨과 뚜껑 색깔을 달리해 투약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임상에서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예방적 차원으로 접종 후 심근염과 심장막염 등에 대한 관찰도 이어가는 등 연령대별 모니터링을 시행키로 했다.
투약 방법은 앞서 식약처가 12세 이상에 쓰도록 허가한 '코미나티주'와 유효성분 '토지나메란'은 동일하지만 용법과 용량에 차이가 있다.
5∼11세용 코미나티주는 1 바이알(1.3㎖) 당 염화나트륨 주사액(1.3㎖)으로 희석해 10명에 사용한다. 1명당 투여 용량은 0.2㎖다.
1회 투여 용량 중 유효성분의 양은 기존에 12세 이상에 허가받은 코미나티주(30㎍)의 3분의 1 정도(10㎍)다.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며, 중증의 면역 저하 어린이는 2차 접종 4주 후에 3차 접종을 할 수 있다.
식약처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어린이의 코로나19 예방 및 중증으로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첫 백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접종이 유행이 정점이 지난 뒤 시작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당장의 유행 상황을 누그러트리는 데 직접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고위험군 아이들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5∼11세는 면역체계가 발달·완성이 안 됐기 때문에 접종 후 효과와 부작용 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았았다"며 "정부는 아이들에게 방역패스를 적용하거나 접종을 어린이집 등원 조건으로 삼으면 절대 안 되고, 보호자와 주치의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11세에 대한 구체적인 접종계획은 소아의 질병 부담과 유행 상황, 소아용 백신의 국내 도입 일정 등을 고려해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5∼11세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 백신 품목 허가 사항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접종 계획 수립과 전문가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세부 계획은 백신 도입 일정과 접종 시기를 조율해야 하는 만큼, 3월 중으로 준비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