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개별 통보 없이 앞당겨
예약 사이트 등 직접 확인해야
의료기관마다 항의 전화 폭주
당국 “수급 안정돼 단축 조치
예약 없이도 현장 접수 가능”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예약 일정이 아무런 통보도 없이 앞당겨지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다음 달 12일로 2차 백신 접종이 예약된 천모(여·30·원주)씨는 자신도 모르게 접종 날짜가 바뀐 것을 확인하고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지인에게서 접종 일정이 일괄 당겨졌다는 얘기를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역당국에 확인을 해 보니 2차 접종 예약일이 다음 달 5일로 변경됐다는 것을 확인한 것. 2차 접종 예약일에 맞춰 휴가를 내고 업무 일정까지 연기한 그는 또 일정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밀려왔다.
허모(47·춘천)씨의 경우도 주변 소문을 듣고 당겨진 백신 접종 일정을 확인한 경우다. 29일 직장 동료에게 저절로 접종 일정이 당겨져 있더라는 얘기를 듣고는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이트에 접속, 2차 접종 예약날짜를 확인해 봤다. 당초 18일보다 8일로 열흘 당겨진 일정의 PC 화면을 보고는 심경이 복잡해졌다. 출장일과 겹치는 바람에 접종 일정을 다시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허씨는 “정부 온라인 서비스인 국민비서 ‘구삐'나 문자로 제때 통보만 해줘도 이런 불편은 없앨 수 있는데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지역의 맘카페와 온라인 SNS 등에는 ‘코로나 2차 접종 예약일정을 확인하라'는 게시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가 하면 접종을 담당한 의료기관에는 항의 전화가 폭주하면서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이 같은 혼란은 질병관리청이 지난 2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4분기 시행계획과 관련, 현행 6주인 화이자·모더나 1·2차 접종간격을 10월 2주차부터 4~5주로 단축하기로 발표했지만 이에 대한 개인통보를 제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에서 보낸 2차 접종일정 안내 문자를 받은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백신 예약 사이트나 모바일 앱, 의료기관에 전화를 통해 직접 확인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당겨진 날짜도 모르는 상황에서 해당 날짜에 접종을 할 수 없는 개인들을 위해 접종일을 직접 변경할 수 있는 10월1일도 불과 하루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자칫 백신 접종일을 모르고 지나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예약변경은 10월1일부터 2차 접종 예약일 이틀 전까지다.
도내 예방접종센터 관계자는 “질병관리청 측에서 방송 및 온라인을 통해 백신 수급이 안정됨에 따른 단축 조치를 홍보하고 있다”며 “현재는 예약 없이도 센터에 오면 현장 접수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인규·권순찬·김도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