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암선생 증손댁 집수리 과정서 발견돼 주목
가로 2.8m·세로 0.3m ‘을미의병 거병' 고해
강원독립기념관추진위 초고본 상설전시 예정
“호좌창의 유학 류인석, 진실로 머리를 조아려 백번을 절하고 주상전하께 올립니다.”
병신년(1896년) 의암 류인석 선생이 고종황제에게 올린 상소문의 초고본이 발견돼 제7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암 선생의 상소문 초로본은 선생의 증손댁 집수리 과정에서 발견돼 후손들이 (사)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에 전달한 것이다.
가로 2.8m, 세로 0.3m 규모의 상소문 초고본에는 의암 선생의 애국심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또 행동으로 실천하려는 당대 지사의 심정이 절절하다.
의암 선생은 상소문을 통해 망국의 길을 걷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1895년 10월8일 경복궁 내 건청궁에서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三浦梧樓)의 지휘에 따라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에 대해서는 ‘재앙을 당하셨다'고 여겼다. 또 김홍집 내각에 의해 발표된 단발령에 따라 황제가 직접 단발을 시행한 것을 두고 ‘치욕을 받으셨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를 들어 나라가 변란에 직면하였으니 나라의 원수를 갚지 않으면 신하라 할 수 없으며, 난신적자(亂臣賊子)를 처단하고자 결의한다”고 밝혔다. 을미의병 거병을 황제에게 고한 것이다.
추진위는 앞으로 건립될 강원독립기념관에 의암 선생의 후손들이 기탁한 상소문 초고본을 상설전시할 계획이다. 앞서 오는 12일 오전 11시 춘천축협효자지점 5층에 있는 추진위 사무실에서 유품 공개 및 기증식을 갖기로 했다.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